한국 축구 정상화를 위한 국회 청문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핵심 책임자들의 출석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홍명보 전 감독은 국회에 출석해 모든 질문에 답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감독 선임 과정의 핵심 인물인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이임생 전 총괄이사는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한국 축구는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6일 박지성 공동위원장이 이끄는 K-축구 혁신위원회가 출범하며 제도 개선에 착수했지만 시작부터 순탄치 않은 분위기다.
혁신위는 지난 27일 4차 회의를 열고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인단을 기존 300명 안팎에서 1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또 전력강화위원회의 독립성 강화와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혁신위를 향한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서강일 전북특별자치도축구협회장은 KBS 인터뷰에서 "박지성과 이영표가 무엇을 안다고 혁신위원회를 하느냐"고 비판했고, 정몽규 전 회장에 대해서는 "13년 동안 한국 축구를 위해 희생한 사람"이라고 두둔했다.
백현식 부산축구협회장과 박성완 충남축구협회장도 정 전 회장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며 혁신위를 비판했다. 물론 공개적으로 사과룰 했지만 이미 내놓은 발언의 파장은 굉장히 거센 상황.
문체위는 이들을 오는 30일 청문회 참고인으로 채택했지만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무엇보다 관심은 핵심 증인들의 출석 여부다.
홍명보 전 감독은 "질문을 피하지 않겠다"며 직접 국회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표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서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감독 선임 과정의 중심에 있었던 정몽규 전 회장과 이임생 전 총괄이사는 아직까지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이임생 전 총괄이사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권을 위임받아 면담과 협상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만큼 그의 증언은 청문회의 핵심으로 꼽힌다.
정몽규 전 회장 역시 13년간 대한축구협회를 이끌며 감독 선임 시스템과 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문체위는 이들에게 출석요구서를 발송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답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청문회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의 출석이 필수적이다. 홍명보 전 감독만 출석한 채 정작 감독 선임과 협회 운영을 결정했던 인물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책임 규명은 반쪽에 그칠 수밖에 없다.
월드컵 실패의 책임을 감독 한 사람에게만 묻고 정작 감독을 선임하고 시스템을 운영했던 핵심 관계자들이 끝내 국민 앞에 서지 않는다면, 한국 축구 쇄신 역시 첫걸음부터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