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선수 될 자질 있다" 안효연 감독이 확신한 권기민, 명단 밖 신인에서 제주 승리 주역으로 '급성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7.29 15: 22

축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는 남들보다 늦었다. 그러나 제주SK 신인 중앙 수비수 권기민(20)의 성장 속도는 누구보다 빨랐다. 대학 시절 권기민을 지도한 안효연 감독은 그의 성실함과 신체 능력을 믿고 K리그2가 아닌 K리그1 도전을 권했다.
권기민은 지난 26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6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제주가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최병욱이 올린 크로스를 향해 권기민이 골문 앞으로 쇄도했다. 높은 타점에서 시도한 헤더가 광주 골망을 흔들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기민의 프로 첫 골이자 제주 데뷔골이었다. 동시에 팀의 2-1 역전승을 완성한 결승골이기도 했다.
제주는 이날 승리로 후반기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5경기에서 2승 3무를 기록했고, 광주를 상대로 이어졌던 6경기 연속 무승 흐름도 끊었다.
그 중심에 신인 수비수 권기민이 있었다. 2005년생 권기민은 185cm의 탄탄한 체격과 빠른 발, 제공권을 갖춘 오른발잡이 중앙 수비수다. 경기를 읽는 시야와 후방 빌드업 능력도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프로 선수가 되기까지의 출발은 비교적 늦었다. 권기민은 어린 시절 축구를 취미로 접했지만 처음부터 선수 생활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제천제일고에 진학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축구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늦어진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훈련이었다. 권기민은 제천제일고를 거쳐 2024년 동국대학교에 입학했다. 안효연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빠르게 성장했고, 선배들과의 경쟁을 뚫고 1학년 때부터 출전 기회를 얻었다.
안효연 감독은 28일 본지와 통화에서 "권기민은 자신이 축구를 늦게 시작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1학년 때부터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3, 4학년 선수들이 있었지만 훈련하는 모습이 워낙 좋았다. 1학년 때부터 경기에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노력도 많이 하고 기본적으로 성실하고 반듯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권기민은 동국대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2025년 대학축구 U-20 상비군에도 선발됐다. 프로 구단들의 관심도 뒤따랐다.
[사진] 안효연 감독 / 대한축구협회
안 감독에 따르면 당시 K리그2 세 팀가량이 권기민 영입을 문의했다. 대학 선수가 빠르게 출전 기회를 얻으려면 K리그2가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일 수 있었다. 특히 경험이 중요한 중앙 수비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K리그1 진출은 모험에 가까웠다.
안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권기민의 속도와 제공권, 성장 가능성이라면 1부 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봤다. 세르지우 코스타 외국인 감독이 제주 지휘봉을 잡았다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안 감독은 "대학 선수들은 대체로 K리그2를 선호한다. 1부에 가면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면서도 "권기민은 빠르고 헤더 능력도 좋았다. 내가 판단했을 때는 2부보다 1부에 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지도자들은 경험이 있는 선수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지만 외국인 지도자는 나이를 크게 따지지 않는다. 어리더라도 능력을 보여주면 기회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권기민은 지난 1월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당장 출전 기회가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권기민은 시즌 초반 한동안 출전 명단에 들지 못했다. 리저브팀 일정을 소화하며 프로 무대에 적응했고, 안 감독과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안 감독은 "경기에 뛰지 못하거나 명단에 들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말라고 했다. 계속 열심히 준비하면 반드시 기회가 찾아온다고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회는 하나씩 열렸다. 권기민은 K리그1 9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 원정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되며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진 인천유나이티드전에서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12라운드 부천FC1995 원정 경기에서는 김재우의 부상으로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을 보이며 출전 시간을 쌓아갔다.
안 감독은 권기민이 출전한 경기를 계속 지켜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전달했다. 그는 "처음 선발로 출전했을 때는 아직 부족한 점이 보였다. 이후 경기마다 잘못된 부분을 계속 이야기해줬다. 그런데 광주전에서는 90분을 모두 소화하고 골까지 넣었다. 나도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프로 데뷔골 장면에서는 권기민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최병욱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순간 빠르게 골문으로 침투했고, 높은 점프와 정확한 헤더로 역전골을 만들었다. 안 감독이 대학 시절부터 높게 평가했던 속도와 타점, 제공권이 결과로 이어진 장면이었다.
안 감독은 "중앙 수비수로서 일단 스피드가 좋다. 타점과 점프력도 좋고 헤더 능력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은 분명히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성실한 훈련 태도 역시 권기민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안 감독은 "정신적인 자세가 좋고 워낙 성실하다. 제주에 가서도 계속 운동을 많이 하고 열심히 준비한다고 들었다"라며 "그런 선수이기 때문에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라고 전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기민은 제주에서 경험 많은 수비수들과 경쟁하며 프로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도 짧은 선수 경력과 경험 부족보다 권기민이 보여주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시즌 초반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지만, 준비를 이어간 권기민에게 조금씩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권기민은 축구를 늦게 시작했다. 고등학교와 대학을 거쳐 K리그1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오히려 짧았다.
출전 명단 밖에서 기다리던 신인은 대전전 데뷔와 인천전 첫 선발을 거쳐 광주전 90분 출전까지 도달했다. 마지막 순간에는 프로 첫 골로 팀의 역전승까지 완성했다.
안 감독이 권기민에게 반복해 건넨 말은 "계속 준비하면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권기민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을 프로 무대 첫 결승골로 증명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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