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역대 최다 득점자가 자신의 7번을 물려받은 이강인에게 빨간색과 흰색 하트 두 개를 보냈다.
아틀레티코는 25일 공식 SNS를 통해 이강인의 이름과 등번호 7번이 새겨지는 유니폼 영상을 공개했다. 올여름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올랜도 시티로 떠난 앙투안 그리즈만은 게시물에 빨간 하트 하나와 흰 하트 하나를 댓글로 남겼다. 아틀레티코의 상징색과 같은 조합이었다.
긴 작별사나 후계자 지명은 없었다. 그리즈만이 남긴 것은 두 개의 이모지가 전부다. 이를 이강인을 공식 후계자로 인정했다는 발언으로 확대할 수는 없다. 다만 10시즌 동안 아틀레티코의 7번을 입었던 선수가 새 주인의 유니폼에 직접 반응했다는 장면은 분명하다.

그리즈만은 아틀레티코에서 500경기를 뛰고 212골을 넣었다. 루이스 아라고네스를 넘어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고, 출전 경기 수에서도 구단 역사상 4위에 올랐다. 스페인 슈퍼컵과 유로파리그, 유럽 슈퍼컵도 한 차례씩 들어 올렸다.

그가 아틀레티코의 7번을 상징하게 된 이유가 숫자에 담겨 있다. 2014년 레알 소시에다드를 떠나 합류한 뒤 팀 공격을 이끌었고, 바르셀로나 이적과 임대를 거쳐 다시 돌아온 뒤에도 같은 번호로 기록을 늘렸다. 지난 5월 홈구장에서 500번째 경기를 치른 것이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남긴 마지막 장면이 됐다.
빈 번호는 곧바로 이강인에게 넘어갔다. 아틀레티코는 PSG와 이적에 합의하고 이강인과 2031년 6월까지 계약했다. 구단은 공식 발표문에서 새 선수의 번호를 별도로 강조하며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7번”이라고 못 박았다.
이강인이 받은 것은 번호만이 아니다. 그리즈만이 맡았던 공격 전개의 책임도 따라왔다. 그리즈만은 최전방에 고정되지 않고 공격수 뒤와 측면을 오가며 패스와 득점을 함께 만들었다. 이강인 역시 오른쪽 측면과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왼발 패스와 탈압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다.

PSG에서 쌓은 기록은 새 역할을 받을 근거가 됐다. 이강인은 파리에서 공식전 124경기 16골 16도움을 올렸다. 세 차례 리그1 우승과 두 차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아틀레티코는 25세에 스페인으로 돌아온 이강인에게 후보 번호가 아닌 구단의 상징을 곧바로 건넸다.
구단도 7번 승계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영입 발표 뒤 이틀 동안 이강인 관련 SNS 게시물을 13개 올렸고, 서울 종로의 대형 전광판에도 새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띄웠다. 이름과 번호를 인쇄하는 영상은 그리즈만의 댓글이 달리면서 다시 확산됐다.
상징성이 출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강인은 알렉스 바에나를 비롯한 공격 자원들과 경쟁해 자기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즈만의 212골과 직접 비교하기보다 시메오네 감독 체제에서 7번의 기능을 새로 정하는 일이 먼저다.
그리즈만의 하트 두 개는 작고 명확한 첫 인사였다. 이제 7번의 평가는 댓글이 아니라 경기에서 시작된다. 아틀레티코는 8월 9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시즌 경기를 치른 뒤, 20일 오전 4시 말라가를 홈으로 불러 라리가 개막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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