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방출 위기에 몰렸던 아시아쿼터 투수가 시행착오를 거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특급 필승조 요원으로 재탄생했다.
KT 위즈의 일본 출신 아시아쿼터 투수 스기모토 코우키는 지난 2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0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시즌 15번째 홀드를 수확했다. 팀의 10-3 대승 및 2연승을 이끈 값진 구원이었다.
5-1로 앞선 7회말 무사 1, 3루 위기에서 손동현에 이어 등판한 스기모토. 첫 타자 김주원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은 뒤 권희동 상대 중견수 뜬공을 유도하며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다. 이어 이우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낸 가운데 블레인 크림, 박건우를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신재인을 초구에 3루수 땅볼로 잡고 만루 위기를 극복했다. 이닝 종료.


스기모토는 8-3으로 앞선 8회말 주권에게 바통을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최근 6경기 연속 무실점에 힘입어 시즌 평균자책점을 5.07에서 4.97로 낮춘 그는 5월 17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 이후 73일 만에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복귀했다.
스기모토는 한때 방출 위기에 몰렸던 외국인투수다.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총액 12만 달러(약 1억7000만 원)에 KT맨이 된 그는 최고 구속 154km 돌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필승조 요원으로 낙점됐으나 생애 첫 프로 무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각종 시행착오에 시달렸다. 5월 말 평균자책점 6.48의 부진 속 2군행을 통보받았고, “스기모토는 잘 던진 기억이 별로 없다”라는 감독의 혹평을 듣기도 했다.
2주의 재정비를 거쳐 6월 11일 1군으로 복귀한 스기모토. 6월 또한 잦은 기복과 함께 평균자책점 5.27로 흔들린 그는 7월의 첫날 한화전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를 반전 계기로 삼고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7월 12경기 1승 7홀드 평균자책점 1.50 18탈삼진의 미친 안정감을 뽐내며 마침내 어떤 상황에서도 믿고 쓸 수 있는 필승조로 재탄생했다. 최근 5경기 연속 홀드에 7월 자책점을 허용한 경기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 뿐이다.
스기모토는 7월에만 무려 홀드 7개를 쓸어담으며 KBO리그 월간 홀드 1위를 확정했다. 아울러 리그 홀드 단독 4위(15개)까지 올라서며 홀드왕에도 전격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진성, 우강훈(이상 LG), 이승민(삼성 라이온즈) 등 공동 1위(16개) 그룹과 격차는 불과 1개다.
이강철 감독의 최대 고민은 박영현, 소형준, 오원석 등 핵심 전력이 대거 이탈하는 9월 아시안게임 기간 마운드 운영이다. 그 중에서도 세이브 3위(19개)를 질주 중인 마무리 박영현의 부재를 가장 심각하게 여겼는데 스기모토가 반전 스토리를 쓰며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을 대신해 스기모토에게 뒷문을 맡기는 임시 마운드 플랜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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