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청문회가 대통령 인사 공방으로..."왜 대통령 끌어들이나" 의원들끼리 고성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7.30 14: 39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문제를 따지겠다던 국회 청문회가 시작부터 대통령 인사 논쟁으로 번졌다. 축구협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점검해야 할 시간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와 영부인을 둘러싼 풍문, 의원들 사이의 언쟁에 쓰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열었다.
이번 청문회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 운영 전반의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가 진행됐다.이날 청문회에는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참석했다.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물을 마시고 있다.   2026.07.30 / soul1014@osen.co.kr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청문회 초반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월드컵 탈락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김 의원은 정부가 대표팀의 조별리그 탈락을 두고 충분한 반성과 책임 의식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문체부 장관과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에 남긴 글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월드컵 탈락 직후 "조직과 인사의 실패", "능력보다 내 편을 중시해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발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소개됐다.
질의는 대통령의 축구 관련 발언이 적절했는지를 따지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내 편 인사를 하면 안 된다는 지적은 타당하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년 동안 한 인사에도 내 편 인사가 많다"라고 주장했다.
문화계 인사까지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과 가까우니 이 사람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누구는 영부인과 통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라며 정부의 일반적인 인사 문제로 질의를 확대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행정이나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곧바로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다. 최 의원은 "지금 이 자리는 대한축구협회의 30년 묵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자리"라며 "시작부터 왜 대통령을 끌어들이느냐"라고 지적했다.
위원장에게도 주제에서 벗어난 발언을 제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질의를 진행한 김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이 월드컵 탈락과 축구에 대해 언급했는데 그 발언이 국민의 마음을 달래고 축구를 재건하는 데 도움이 됐는지 말도 못 하느냐"라고 맞받았다.
이어 "이 자리에서 대통령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느냐",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대통령 발언을 이야기하는 것이 왜 안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 "언성을 높이지 말라"는 말까지 오갔다. 축구협회 청문회는 시작부터 여야 정치 공방의 장면을 연출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가 진행됐다.이날 청문회에는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참석했다.홍명보 전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7.30 / soul1014@osen.co.kr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재정 문체위원장이 직접 정리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국민적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외면하고 논점을 회피한 질의에 대한 책임도 개별 의원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 임하는 의원들의 진중함과 정확함, 적합함 역시 국민이 보고 있다. 경쟁적 요소를 제거하고 사안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이 월드컵 탈락과 대표팀 인사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해당 발언의 적절성을 묻는 것 자체는 청문회 범위 안에 포함될 수 있다.
대통령의 '내 편 인사' 발언은 곧 정부의 지난 1년 인사와 문화계 인사설, 관련된 풍문으로 옮겨갔다.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절차에서 실제로 어떤 규정이 무시됐는지, 협회 운영 과정에서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는 해당 공방에서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의 불투명한 행정과 무너진 신뢰를 확인하겠다던 국회 청문회였다. 청문회 초반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것은 축구협회의 문제가 아닌 국회의 익숙한 정쟁이었다. /reccos23@osen.co.kr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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