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98명엔 홍명보 없었다...정해성 "외국인 감독 실패 뒤 후보 포함"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7.30 15: 50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1순위로 정한 인물은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었다.
처음부터 홍 전 감독을 염두에 두고 후보 선정 절차를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 외국인 감독 선임이 무산된 뒤 국내 감독들이 후보군에 포함됐고, 정 전 위원장이 전력강화위원들의 위임을 받아 홍 전 감독을 1순위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오후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이어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해성 전 위원장에게 홍 전 감독이 어떤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에 포함됐고 누가 우선순위를 결정했는지 물었다.
정 전 위원장은 감독 선임 작업을 시작할 당시 약 98명의 후보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당시 후보군에는 국내 감독이 포함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외국인 지도자를 중심으로 후임 사령탑을 물색했다. 제시 마시 감독 등과 접촉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선임 작업은 장기화됐다.
정 전 위원장은 첫 번째 외국인 감독 선임 시도가 무산된 이후 전력강화위원들 사이에서 국내 감독도 후보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홍 전 감독이 후보군에 들어왔다. 정 전 위원장은 홍 전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감독을 최종 후보 3명으로 압축했다.
이어 최종 후보들의 순위를 정하는 권한을 전력강화위원들로부터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은 "1순위와 2순위, 3순위를 정하는 것은 제가 위임받았다. 세 명의 감독을 두고 홍명보 감독을 1순위로 결정했다"라고 답했다.
바그너와 포옛 감독은 각각 차순위 후보로 분류됐다. 정 전 위원장은 이후 두 외국인 감독을 직접 만나 협상 가능성과 조건 등을 확인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가 진행됐다.이날 청문회에는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참석했다.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7.30 / soul1014@osen.co.kr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홍 전 감독이 처음부터 대한축구협회가 정해둔 후보였다는 의혹과는 다른 답변이다. 감독 선임 절차 초반 국내 감독들은 후보군에 없었고, 외국인 감독과의 협상이 결렬된 뒤 전력강화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홍 전 감독을 포함한 국내 지도자들이 검토 대상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홍 전 감독이 전력강화위원회 평가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은 2024년 9월 국회 현안 질의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당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홍 전 감독과 바그너 감독은 전력강화위원들로부터 각각 7표를 받아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정 전 위원장은 이후 자신에게 위임된 권한을 바탕으로 홍 전 감독을 1순위로 정했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평가 자료에는 홍 전 감독이 협회의 축구 철학과 게임 모델에 유사한 스타일을 갖췄다는 내용이 담겼다.
선수와 지도자로 대표팀을 경험했고 연령별 대표팀 감독 및 선수들과 소통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원팀'을 강조하는 리더십 역시 강점으로 제시됐다.
바그너 감독은 빅리그 경험과 강한 압박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높은 강도의 압박이 후반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대한축구협회가 추진하는 게임 모델과 일부 차이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024년 당시 포옛 감독은 빅리그 경험과 공수 균형, 포지셔닝 축구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여러 축구 문화를 경험했음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대표팀 선수 및 연령별 지도자들과의 소통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정 전 위원장의 이번 답변으로 홍 전 감독을 1순위로 결정한 주체는 보다 분명해졌다. 다만 감독 선임 과정 전체를 둘러싼 논란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정 전 위원장은 홍 전 감독을 1순위로 정한 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최종 후보 3명을 보고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가 진행됐다.이날 청문회에는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참석했다.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증인 선서하고 있다.    2026.07.30 / soul1014@osen.co.kr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몽규 전 회장은 홍명보 전 감독을 제외한 외국인 감독 2명을 화상으로만 면담했다는 설명을 들은 뒤 직접 만나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은 1순위 후보인 홍 전 감독과 먼저 협상을 진행하고 결렬될 경우 차순위 후보를 만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정몽규 전 회장과 정해성 전 위원장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었던 셈.
정해성 전 위원장은 2024년 현안 질의에서 정몽규 전 회장에게 최종 후보를 보고한 뒤 체력과 건강 문제, 가족들의 만류 등을 이유로 사퇴했다고 설명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의 사퇴 이후 감독 선임 관련 권한은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에게 넘어갔다. 이 전 이사는 외국인 감독 후보들을 만난 뒤 귀국해 홍 전 감독과 접촉했고 최종적으로 홍 전 감독 선임을 결정했다.
문제는 정해성 전 위원장의 권한이 이 전 이사에게 넘어가는 과정이었다. 당시 전력강화위원 5명이 모여 이 전 이사에게 감독 선임 작업을 맡겼지만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력강화위원이 아니었던 이임생 전 이사가 감독 선임 권한을 넘겨받을 수 있었는지, 전력강화위원회의 결정이 어디까지 유효했는지도 명확하게 풀이되지 않았다.
이임생 전 이사가 정해성 전 위원장 재임 당시부터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 배석해 여러 차례 발언한 사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홍명보 전 감독이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후보였다는 점과 최종 선임 절차가 적법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가 진행됐다.이날 청문회에는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참석했다.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7.30 / soul1014@osen.co.kr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해성 전 위원장의 답변으로 홍명보 전 감독이 처음부터 정해진 후보는 아니었고, 외국인 감독 선임 실패 이후 국내 후보로 검토돼 1순위에 올랐다는 과정은 구체화됐다.
남은 질문은 그다음이다. 정해성 전 위원장이 사퇴한 뒤 누가 어떤 근거로 감독 선임 권한을 넘겨받았고, 전력강화위원회가 정한 1순위 후보가 어떤 절차를 거쳐 최종 계약까지 이어졌는지는 여전히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reccos23@osen.co.kr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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