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5개국 WC 보이콧 만장일치…FIFA “축구 안 판다”, 200억 달러 협의 강행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7.31 18: 48

유럽 55개 축구협회가 월드컵을 포함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보이콧을 만장일치로 결의했지만 FIFA는 200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의 외부 투자 계획을 멈추지 않았다.
FIFA는 31일(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월드컵과 다른 FIFA 대회의 상업 사업을 맡을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 설립안에 대한 회원협회 의견 수렴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새 법인의 기업가치를 200억 달러로 잡고 지분 최대 20%를 외부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안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전날 긴급회의를 열어 정면 대응을 택했다. UEFA 소속 55개 협회는 FIFA가 계획을 완전히 철회하고 향후 대회의 소유권이나 지배 구조를 민간에 개방하지 않겠다는 구속력 있는 보장을 내놓을 때까지 FIFA 주관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55-0 결의했다.

FIFA는 유럽의 최후통첩을 받은 뒤에도 “누구도 축구를 팔지 않는다. FIFA가 결코 고려하지 않을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UEFA가 전 세계 211개 회원협회를 대표할 수는 없다며 각 협회가 사실관계를 검토하고 투표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맞섰다.
FIFA는 과반 회원협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새 법인을 출범시키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계획 철회가 아니라 표 대결을 위한 협의 지속이다. FIFA가 회원협회에 제시한 답변 기한은 9월 19일이다.
제안에는 거액의 배분금이 붙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안건에 동의하는 협회마다 4000만 달러(약 580억 원)를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전체 지원 패키지는 100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 규모다. 안건이 무산되면 기존에 제시한 27억 달러(약 3조 9150억 원), 협회당 약 1000만 달러(약 145억 원)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조건도 담겼다.
UEFA는 이를 축구 유산을 투자 상품으로 바꾸는 거래로 규정했다. 외부 투자자가 FIFA 대회의 지분을 갖는 순간 수익률과 투자자 요구가 대회 운영을 계속 압박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월드컵은 팔 수 없다”는 문구를 성명 전면에 내세운 이유다.
반발은 유럽에 그치지 않았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41개 회원협회도 절차와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제안을 거부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47개 회원협회에 보낸 서한에서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비판하며 6개 대륙연맹의 지지 없이 계획은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UEFA와 CONCACAF만 합쳐도 FIFA 전체 회원 211곳 중 96곳이다. 남미축구연맹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는 별도 회의를 앞두고 있다. FIFA가 계획을 밀어붙이려면 유럽의 보이콧 결의를 꺾거나 다른 대륙에서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
보이콧이 실제로 시작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성인 대회는 2027 브라질 여자월드컵이다. 결의가 유지되면 연령별 대회에서는 9월 폴란드에서 열릴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이 첫 충돌 지점이 된다. 200억 달러 법인 설립안이 월드컵 출전 자체를 건 표 대결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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