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국 보이콧·최측근 사표 다음은 총리 직격…英 번햄, 주요국 정상 최초 인판티노 사퇴 요구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8.01 09: 48

유럽 55개국의 보이콧 결의와 최측근의 사임에도 월드컵 지분 매각 계획을 밀어붙인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영국 총리의 공개 퇴진 요구까지 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31일(한국시간) 앤디 번햄 영국 총리가 인판티노 회장에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국가의 현직 정상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인판티노의 사퇴를 직접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번햄 총리는 셰필드의 한 지역사회 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월드컵 지분 매각 구상을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으로 규정했다. 그런 안을 꺼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인판티노가 FIFA를 이끌기에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판단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FIFA는 월드컵과 클럽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상업 사업을 맡을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를 만들 계획이다. 기업 가치를 200억 달러(약 28조4000억 원)로 잡고 외부 투자자에게 소수 지분을 넘겨 최대 42억 달러(약 5조9600억 원)를 조달하는 방안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즉시 반기를 들었다. 55개 회원 협회가 계획이 철회되지 않으면 월드컵을 포함한 FIFA 주관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만장일치로 정했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과 아시아축구연맹도 의사 결정과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에 합류했다.
인판티노 회장의 내부 방어선도 무너졌다. 2021년부터 인판티노를 보좌한 카를로스 코르데이로 FIFA 수석 고문이 사표를 냈다. 그는 자신이 제안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회원 협회와 축구의 장기적 미래에 모두 나쁜 거래라고 비판했다.
은행업에서 35년 넘게 일한 코르데이로는 FIFA가 이미 상업 수익을 키울 전문성을 갖췄는데도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의 영구 지분을 넘겨 42억 달러를 마련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자금 조달의 필요성과 투자자 선정 과정, 거래의 최종 수혜자가 누구인지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번햄 총리는 앞서 축구는 투자자의 것이 아니라 매주 관중석을 채우고 터치라인을 지키는 사람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드컵은 상품이 아니며 포장을 어떻게 해도 지분 일부를 넘기는 순간 대회 자체를 팔아버리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FIFA는 물러서지 않았다. 외부 투자자가 경영권 없는 소수 지분만 보유하고 FIFA가 자회사를 영구적으로 통제한다고 반박했다. 211개 회원 협회를 상대로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러나 반대의 단계는 축구계 내부 성명에서 정부 수반의 퇴진 요구로 이동했다. UEFA의 보이콧 결의, 코르데이로의 즉각 사임, 번햄의 공개 사퇴 요구가 사흘 안에 이어졌다. 투자 계획에 대한 반대와 인판티노 개인에 대한 불신이 하나로 합쳐졌다.
매각안이 실행되려면 FIFA 평의회 38명과 211개 회원 협회 과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인판티노가 협의를 강행해도 반대 연맹이 통제하는 표를 넘어야 한다. 이제 표결 전에 풀어야 할 문제는 거래 조건만이 아니다. 영국 총리는 계획을 꺼낸 회장부터 바꾸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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