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스타일이다".
NC 다이노스 베테랑 외야수 권희동(36)이 팀을 연패에서 구출했다. 7월31일 KIA 타이거즈와의 창원경기에서 만루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5타점을 기록하며 10-4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5연패를 끊어냈다. 개인적으로도 후반기 1할대 타율에 머물렀으나 이날 만루홈런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 타석부터 타이밍이 맞았다. 1사후 3루수 키를 넘겨 왼쪽 선상에 맞는 2루타를 터트렸다. 몸쪽으로 낮게 제구된 슬라이더를 제대로 공략한 것이었다. 박민우와 블레인이 볼넷을 얻어 만루를 만들어주자 박건우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권희동을 불러들였다. 동점 득점이었다.

두 번째 타석은 더 짜릿했다. 선두타자 김휘집 볼넷, 상대 유격수의 실책, 천재환의 절묘한 번트로 만루기회를 잡았고 김주원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은 직후였다. 볼카운트 2B1S에서 양현종의 체인지업이 실투성으로 들어오자 벼락스윙을 했고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앞선 타석에서 몸쪽 슬라이더를 공략했고 이번에는 체인지업을 기다렸다. 2017년 6월7일 마산구장에서 터트린 이후 3341일만의 개인 4번째 그랜드슬램이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8-1로 앞선 3회 1사3루에서는 중견수쪽으로 뜬공을 날려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개인 최다타점 타이기록이었다. 전날까지 후반기 11경기에서 1할6푼에 불과했다. 홈런도 없었고 타점도 3개에 불과했다. 이날은 KIA 김도영보다 무서운 타자였다.
경기후 권희동은 "언제 만루홈런 쳤는지 기억이 안난다. 빅이닝으로 이어지는 홈런이었고 투수들이 편하게 KIA 타자들과 승부해 막아주기를 바랬다. 노아웃이었고 홈런 보다는 연결시켜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앞선 타석에서 몸쪽 슬라이더에 반응해서 체인지업이 올 것 같아 노리고 있었는데 내가 생각한 쪽으로 와서 과감하게 스윙을 돌렸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베테랑으로서 연패를 끊었다는 점이 가장 기뻤다. "날씨도 덥고 계속 실점을 많이 했고 비기는 경기가 있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경기력이 너무 안좋아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투타 모두 안됐다. 베테랑들이 조금 해주어야 후배들도 편하게 할수 있다. 민우나 건우 모두 그런 마음 갖고 있다. 후반기 타격이 조금 떨어졌다. 오늘을 계기로 더 잘해서 승수 쌓는데 보탬이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권희동의 타격폼은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투수를 바라보는데다 방망이 그립도 기본과는 동떨어져있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타격폼을 정립했다. 뛰어난 선구안과 높은 출루율를 과시하며 14년째 원클럽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만큼 자기 연구를 잘한다는 의미이다. 이호준 감독을 비롯한 코치들도 인정하고 있다.
"워낙 다른쪽으로 접근해서 기분적인 폼이 아니다. 코치님들과 이야기해도 힘든 부분이 있다. 내가 해왔던 것을 찾아서 해야한다. 타이밍 체크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타격폼보다는 어떻게든 끈질기게 승부하고 물고 늘어지는 스타일이다. 상대투수가 지치면 뒤 타자들이 더 좋은 공을 칠 수 있다"며 은근히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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