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한혜진과 가수 화사가 다시 만났다. 한때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남다른 호흡을 보여줬던 두 사람은 이번에는 SBS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남대문시장 쇼핑과 먹방에 나섰다.

최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한혜진×화사, 남대문시장에서 즐기는 쇼핑과 야무진 먹방’이라는 제목의 예고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두 사람은 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쇼핑을 즐기고, 간장게장과 덕자찜 등 다양한 음식을 맛봤다. 간장게장이 등장하자 화사는 비닐장갑을 꼼꼼히 착용하며 “시작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고, 한혜진은 “대충 좀 해라. 왜 이렇게 집착하냐”고 타박했다.

이에 화사는 “먹을 것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마라”고 단호하게 답하며 특유의 ‘먹방 여신’ 면모를 드러냈다. 한혜진은 과거 화사의 곱창 먹방을 떠올리며 “너 곱창 먹고 전국에 곱창이 동이 났는데, 이번에는 덕자 씨가 마르겠다”고 농담했다. 실제로 화사의 곱창 먹방은 당시 전국적인 유행을 일으킬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의 익숙한 호흡은 여전히 유쾌하다. 화사의 거침없는 먹방과 이를 바라보는 한혜진의 현실적인 반응도 웃음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다만 동시에 아쉬움도 남는다. 두 사람이 과거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 방송국과 프로그램 이름은 달라졌을 뿐, 익숙한 출연자가 시장을 돌고 음식을 먹으며 티격태격하는 구성은 이미 여러 차례 소비된 장면에 가깝다.

이는 최근 반복된 구성의 관찰예능을 둘러싼 식상함과 피로감이 커지는 이유. 한동안 관찰예능은 연예인의 화려한 집과 고가의 인테리어, 자동차와 소비생활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며 ‘연예인 집 자랑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SBS ‘미운 우리 새끼’ 역시 최근 한다감의 한강뷰 주택과 이희준·이혜정 부부의 평창동 자택 등을 연이어 공개하며 비슷한 지적을 받았다.
물론 집 공개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출연자의 생활 공간은 그 사람의 취향과 삶을 이해하게 하는 중요한 장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집의 규모와 가격, 화려한 인테리어만 부각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고민과 이야기가 흐려진다면 시청자에게 남는 것은 공감보다 거리감이다.

먹방 역시 마찬가지. 누군가 맛있게 먹는 모습은 여전히 강력한 예능 소재다. 하지만 익숙한 스타가 익숙한 방식으로 음식을 먹고, 주변 출연자가 과거의 히트 장면을 다시 언급하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 안흔다. 자칫 이미 본 장면의 반복처럼 느껴질 수 있는 부분.
최근 MBC ‘나 혼자 산다’가 호평받은 장면들은 오히려 반대편에 있었다. 특히 가수 던은 집의 크기나 가격이 아닌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았다. 오래된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는 태도, 무형유산 장인의 작품을 알리려는 마음, 직접 한지와 라탄으로 조명을 만드는 과정에는 한 사람의 삶과 철학이 담겨 있었다. 여기서 시청자들이 반응한 것은 단순히 소박한 삶 때문이 아니었다. 그 일상 안에 분명한 이야기와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방송 후, 다시 던의 재출연 요청이 쏟아지기도 했다.

관찰예능은 단순히 카메라를 켜두고 출연자의 하루를 따라가는 장르가 아니다. 왜 이 사람의 오늘을 보여주는지, 시청자에게 어떤 감정과 질문을 남길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익숙한 조합의 출연자를 다시 섭외한다면, 과거의 성공 장면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인물에게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한혜진과 화사의 재회는 반갑고, 두 사람의 먹방 역시 다시 한번 화제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과거의 성공 공식을 되풀이하는 것만으로 관찰예능의 경쟁력을 오래 유지되긴 어려워 보인다. 이미 관찰예능은 비슷한 포맷과 출연진이 넘쳐나는 레드오션에 접어들었기 때문. 식상함을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출연자의 삶을 통해 시청자가 웃고 공감하고 때로는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게 만드는 새로운 시선이다.
'관찰'이라고 해서 카메라로 그저 사람을 비추는 것과 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다르다. 반복되는 피로감과 식상함을 벗어나기 위해 관찰예능이 이제 그 차이를 위한 세심한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ssu08185@osen.co.kr
[사진] ‘미우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