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병은이 예측 불가한 빌런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연기 내공을 입증하고 있다.
박병은은 JTBC 토일드라마 ‘아파트’(극본 김윤영, 연출 조용원, 제작 SLL, 레드나인픽쳐스(주))에서 가늠할 수 없는 엉뚱함과 악랄함을 지닌 건설사 대표이자 트루밸류 펜트하우스 입주민 이충원 역을 맡아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해맑고 호기심 어린 눈빛 뒤에 잔혹한 본성을 감춘 인물의 이중성을 밀도 높은 연기로 표현하며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였다.
특히 박해강(지성 분)을 향해 극단적으로 움직이는 이충원의 복잡한 감정선을 완급 조절이 더해진 연기력으로 표현하며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박해강이 장기수선충당금을 노린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내가 좀 불쾌해”, “나 막 박해강씨가 미워질라 그러네”라며 차가운 경고를 보내다가도, 장충금을 두 배로 올리겠다는 박해강의 계획이 성공하자 “와~ 박해강 대박!”이라며 순식간에 태도를 바꾸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심리를 생생하게 완성했다.

박병은은 캐릭터의 기행마저 디테일하게 살려내며 인물의 광기와 불안정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1만 피스 퍼즐 맞추기, 사무실 노래방 열창, 전동 거꾸리 매달리기, 한밤중 당근 썰기, 놀이터 트램펄린 타기 등 평범하지 않은 행동 하나하나를 치밀한 표현력으로 채웠다.
광기 어린 분노와 무표정을 자유롭게 오가는 완급 조절도 돋보였다. 새 아파트 단지에 임대 세대를 늘리라는 민정수석의 요구에 빨대로 요란하게 주스를 들이켜는 장면에서는 대사 없이도 서늘한 긴장감을 완성했다. 허공을 응시한 눈빛과 붉어진 눈가에 번지는 미소는 인물의 위험성을 오롯이 전달했다.
방송 말미, 이충원은 박해강이 아버지 같은 존재인 박용만(정진영 분)을 빼내기 위한 100억을 장충금으로 충당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나아가 그 돈을 요구한 인물이 원클럽 입성을 노리는 경찰청장이라는 사실에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100억을 둘러싼 두 사람의 치열한 대립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일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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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