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한 잘못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오심 하나뿐이었다.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득점 취소 과정에는 '심판진의 협력'과 '정상적인 절차'라는 설명만 반복됐다. 대한축구협회가 내놓은 판정 안내는 의문을 해소하기보다 심판진을 감싸기 위한 해명에 가까웠다.
대한축구협회(KFA)는 4일 지난 1일 열린 수원 삼성과 충북청주의 경기에서 발생한 판정 논란에 대한 심판평가협의체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협의체가 판단한 핵심 장면은 세 가지였다. 헤이스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김선민의 팔에 얼굴을 맞은 장면은 오심으로 인정했다. 브루노 실바의 핸드볼 주장과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두비츠카스의 헤더 득점 취소는 정심이라고 결론 내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05/202608051537771330_6a72f626beebe.jpeg)
헤이스가 김선민의 팔꿈치에 안면을 가격당한 장면은 페널티킥이 선언됐어야 했다.
심판평가협의체도 김선민의 팔이 볼을 향한 정상적인 동작과 관계없이 헤이스의 얼굴에 닿았다고 봤다. 주심과 부심, 비디오판독(VAR) 심판 모두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
협의체는 "경기규칙 제12조에 따라 볼 플레이와 무관하게 상대 선수를 향해 팔을 사용하는 행위는 반칙이다. 해당 행위가 무모한 경우에는 경고 대상이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발생한 만큼 페널티킥과 경고가 부과됐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논란의 중심은 두비츠카스의 득점 취소 과정이다. 두비츠카스는 경기 종료 직전 헤더로 충북청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서동환 주심은 처음 득점을 인정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후 판정은 공격자 반칙으로 바뀌었고 골은 취소됐다.
심판평가협의체는 "주심은 최초 득점을 인정했으나 필드 심판진의 협력을 통해 득점 이전 공격자의 푸싱 반칙을 확인해 득점을 취소했다"라고 밝혔다.
온필드 리뷰가 진행되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협의체는 "VAR은 주심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으면서 판정을 뒤집을 명백한 증거가 있을 때 온필드 리뷰를 권고한다. 해당 장면에서 주심의 최종 판정은 명백하고 확실한 오류가 아니었다. VAR이 개입하지 않은 것은 프로토콜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라고 주장했다.
이어 "온필드 리뷰가 없었다는 사실은 VAR 확인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다. VAR 확인 결과 주심과 같은 의견이었기 때문에 판정이 유지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설명만으로는 판정이 바뀐 경위를 납득하기 어렵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는 부심이 득점 취소를 요구하는 신호를 보내는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다. 부심의 위치 역시 페널티 박스 안의 접촉을 정확히 판단하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대기심도 충북청주 골문과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자리했다.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장면을 지켜본 주심은 일단 득점을 인정했다. 이후 다른 심판의 의견을 전달받고 공격자 반칙으로 판정을 변경했다. 협의체가 밝힌 '필드 심판진의 협력'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판정 변경 직후 서동환 주심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푸싱 여부는 접촉의 강도와 영향 등을 심판이 판단해야 하는 주관적 영역이다. 최초 판정이 득점이었다면 이를 취소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확인이 필요했다. 주심이 직접 영상을 확인하지 않은 채 판정을 바꿨다는 점에서 의문은 남는다.
주심의 최초 득점 인정이 명백한 오류가 아니었기 때문에 VAR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최초 판정에 명백한 문제가 없었다면 득점이 어떤 근거로 즉시 취소됐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경기 종료 후 심판진의 대응도 논란을 키웠다. 수원 구단 프런트 직원은 흥분한 선수들을 제지한 뒤 심판진에게 득점이 취소된 이유를 물었다. 선수들에게 상황을 설명해 달라는 취지였다. 주심은 신분을 확인한 뒤 해당 직원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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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직원에게 제시된 레드카드는 경기 규칙상 선수나 팀 관계자 퇴장과 동일한 효력을 갖지는 않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차원의 징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연맹은 처음 수원 측에 '경기장 난입'을 이유로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수원이 이의를 제기한 뒤 표현은 ‘경기장 진입 및 과도한 항의’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은 이미 관련 경위서를 제출했고 징계위원회 개최 여부는 연맹의 판단에 달렸다.
수원 구단은 대한축구협회나 심판평가협의체로부터 별도의 답변도 받지 못했다.
수원은 주심이 득점을 인정하는 동작을 했다는 내용을 포함해 공식 질의서를 제출했다. 협회는 구단에 직접 답변하는 대신 언론을 대상으로 판정 안내문을 발표했다.
수원 관계자는 추가 대응 없이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협회는 헤이스 장면에서 발생한 오심을 인정했다. 득점 취소를 둘러싼 핵심 의문에는 원론적인 규정 설명만 내놨다.
누가 주심에게 반칙 의견을 전달했는지, 최초 득점 판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취소됐는지, VAR실에서는 어떤 대화와 확인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잘못된 판정만큼 위험한 것은 불투명한 판정 과정이다.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규정과 프로토콜만 앞세운 채 실제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K리그 심판을 향한 불신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