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될 줄 알았는데…이런 적 없었다" KIA 찬양했던 그 투수, 왜 다저스한테 감동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08.07 01: 21

[OSEN=이상학 객원기자] “이런 일은 정말 매우 드물다.”
지난 2024년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우승을 함께한 좌완 투수 에릭 라우어(31)는 지난 5월 중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될 때부터 자신이 단기 임대 선수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적 후 완벽하게 반등하며 다저스의 1위 질주에 힘을 보탰지만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부상에서 돌아오면 자리를 비워줘야 할 운명이었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도 라우어가 다저스를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저스가 외야수 알렉스 콜과 라우어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마감일이 지난 뒤에도 팀에 남았다. 두 선수 모두 구단 수뇌부와 면담에서 잔류를 희망했고, 그 뜻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사진] LA 다저스 에릭 라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일 ‘캘리포니아 포스트’에 따르면 라우어는 “이곳에서의 모든 것이 얼마나 편안하고 수월한지 모른다. 다른 구단으로 간다고 해서 이런 느낌을 받을 것 같진 않다”며 “트레이드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커졌지만 구단과 대화를 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구단에선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또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소통해줬다. 난 다저스 선수로 남고 싶다는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고, 구단에서도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진 선수가 아닌 이상 트레이드는 구단의 일방적인 결정과 통보로 이뤄지기 마련이다.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이지만 다저스는 선수들의 의사도 물어보며 진심으로 소통했다. 전 소속팀 토론토에서 오프너 선발 기용을 놓고 코칭스태프와 갈등을 빚었던 라우어 입장에선 다저스가 신세계와 같다. 
그는 “이런 일은 매우 드물다고 생각한다. 이런 선택권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진행 상황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들어본 적도 없다. 이곳의 소통 방식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다. 정말 최고 수준이다”며 치켜세웠다. 
[사진] LA 다저스 에릭 라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저스 이전에 라우어의 마음을 움직인 팀이 있었으니 바로 KBO리그 KIA였다. 지난 5월말 ‘캘리포니아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한국 시절을 떠올린 라우어는 “한국에 갔을 때 KIA 구단은 내가 훌륭하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줬다. 누구도 내게 ‘노’라고 하지 않았다. 다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험하고 조정했다”며 야구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된 시간이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재계약에 실패하며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3개월에 불과했지만 자신감을 찾고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한 라우어는 올해 또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토론토에서 6점대(6.69) 평균자책점으로 무너지며 양도 지명(DFA)을 당했지만 다저스 이적 후 10경기(9선발·55⅔이닝) 평균자책점 3.72로 반등했다. 트레이드 마감일이 지난 뒤 첫 등판이었던 6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4이닝 11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앞서 라우어가 등판한 9경기에서 다저스는 모두 이겼다. 스넬과 글래스노우가 차례로 복귀하면 라우어는 불펜에서 롱릴리프 역할을 맡는다. 
다저스의 일 처리에 감동한 선수는 라우어뿐만이 아니었다. 외야수 콜도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팀에 남았다. 그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과 대화했지만 그는 어떤 식으로든 트레이드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당신을 정말 존중한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 준비하는 방식, 언제나 준비된 모습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는 당신 같은 유형의 선수를 좋아한다’고 말해줬다”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구단에 감사하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옳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사진] LA 다저스 알렉스 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실 라우어나 콜이나 다저스가 아닌 다른 팀으로 갔다면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 라우어는 계속 선발로 던질 수 있고, 콜도 출장 기회를 더 늘릴 수 있었지만 둘 다 다저스에 남아 월드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길 원했다. 
콜은 “다른 곳에서 뛰면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팀에 속해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축복이다. 내가 하는 역할이 쉽진 않지만 난 어려운 일을 좋아한다. 챔피언이 되려면 모든 사람이 각자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내 역할이 오타니 쇼헤이만큼 크진 않겠지만 우승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있다. 매일 그것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우어도 “우리는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논의했다. 내가 느끼는 편안함과 구단이 생각하는 편안함이 모두 맞아떨어졌다”며 구단과 생각이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사진] LA 다저스 알렉스 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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