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1, 2라운드를 함께 했던 파트너 ‘에이밍’ 김하람을 잃었지만, 로밍 메타가 돌아오면서 덩달아 그의 진가 역시 재확인할 수 있게 됐다. 정규 시즌 3라운드 개막 이후 비원딜 챔프가 봇에 등장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덩달아 서포터의 로밍을 통한 ‘상체 개입’은 필수 조건이 됐다.
원거리 딜러가 홀로 라인전을 버티면서 서포터는 미드와 정글에 붙어 상체에 힘을 실어주는 형태가 자연스럽게 메타로 정착됐다. 전반기 봇이 망하면 뒤집기 힘들어졌지만, 반대로 하반기에는 미드가 무너지면 사실상 역전이 요원해진 행태로 메타가 굳어지고 있다.
26.14에서 26.15로 패치가 됐지만, 메타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드 라이너, 정글러를 도우면서 상대의 상체를 무너뜨리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 됐다. 이런 메타 변화는 팀 내 불화로 난관에 봉착했던 KT에게는 더 없는 희소식이 됐다. ‘로밍 플레이’의 대명사로 불렸던 ‘에포트’ 이상호는 신예 원딜 ‘펜리르’ 박강준을 데리고도 KT의 3라운드 상승세에 톡톡히 힘을 보태고 있다.

KT는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벌어진 2026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정규 시즌 3라운드 레전드 그룹 한화생명과 경기에서 베테랑 정글러 ‘커즈’ 문우찬과 신예 ‘펜리르’ 박강준이 1, 3세트 특급 캐리를 펼치면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 두 명의 특급 캐리 판을 깔아준 이가 다름 아닌 ‘에포트’ 이상호였다.
한화생명전 이후 OSEN과 만난 이상호는 최근 패치 흐름과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박수를 치면서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이상호는 "유틸 서포터 버프와 탱커 서포터의 룬 패치가 맞물리면서, 이제는 단순히 바텀 2대2 라인전만으로 큰 변수를 만들어내기 어려워졌다"라며 현 메타를 진단했다. 이어 "결국 정글과 서포터의 움직임 속에서 사건·사고가 터지고, 그 힘으로 미드를 풀어주는 쪽이 오브젝트 및 시야 주도권을 모두 가져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글-서포터의 유기적인 로밍으로 상대 미드 주도권은 봉쇄하고 같은 편에게는 힘을 실어주는 현 메타의 흐름과 일맥상통하는 답변이었다. 상대 성장을 방해하면서 아군 정글·미드 간 차이를 압도적으로 벌려버리는 것이다.
이상호는 "1~2라운드는 완전한 봇 라인전 중심 메타였지만, 지금 메타는 예전부터 가장 자신 있어 했던 로밍 플레이를 마음껏 펼칠 수 있어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라며 메타 변화에 대한 반가움을 표했다.
KT는 최근 로스터 변화와 어수선한 팀 내부 상황 속에서도 T1과 한화생명을 연달아 제압하며 상승 궤도를 탔다. 이에 대해 그는 "교체된 원딜 자리를 제외하면 나머지 포지션이 모두 게임 이해도가 높은 베테랑들"이라며, "선수들이 각자 맡은 상체 및 주도권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준 덕분"이라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바텀의 비원딜 기용과 로밍 메타가 결합하면서, 서포터의 판단 하나가 미드와 정글의 생사, 더 나아가 경기 전체의 템포를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 서포터의 적극적인 로밍이 팀의 핵심 승리 플랜이 된 지금, 자기 옷을 입은 '에포트' 이상호의 날카로운 동선이 KT의 상승세에 일조하고 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