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서 강력한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어 가고 있다.
김혜수는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서 성공한 인플루언서 경희 역을 맡아 현실적인 생활 연기부터 강렬한 비주얼까지 폭넓은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힘을 뺀 자연스러운 연기에 과감한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더해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면서, 혼돈에 빠진 경희의 감정을 특유의 완급 조절로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무엇보다 “차라리 불륜이면 좋았을 텐데”라는 경희의 한마디는 작품의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었다. 불륜조차 차라리 나을 만큼 감당하기 힘든 사건에 휘말린 경희의 처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사이자, 본격적인 대환장 잔혹극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김혜수의 ‘대사 맛’도 빛났다. 정신없이 상황이 흘러가는 가운데 나직하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오히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과장된 감정 대신 절제된 톤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경희의 모습이 더해지면서 극의 현실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지난 7일 공개된 3, 4화에서는 졸지에 시체 처리에 나서게 된 경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인물이 한순간에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겪는 혼란과 공포를 김혜수는 세밀한 감정 변화로 풀어냈다.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인터넷에 싹 퍼질 텐데”, “나중에 뭘 하려고 해도 꼬리표처럼 붙어 다닐 거고”라고 되뇌는 장면에서는 인플루언서이자 한 가정을 책임지고 살아가는 경희의 현실적인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단순히 사건에 놀란 인물이 아닌, 자신이 쌓아온 삶과 앞으로의 인생까지 계산할 수밖에 없는 생활인의 모습이었다.
사고 현장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달받은 뒤 패닉에 빠지는 장면에서도 김혜수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아무도 없었잖아. 이거 뻥카 아니야? 썅! 썅, 썅 썅!!”이라고 내뱉으며 불안에서 분노로 감정이 치닫는 과정을 빠르게 변화하는 표정과 말투로 표현해 긴장감을 높였다.
가족을 향해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또 다른 얼굴이 드러났다. 자신 역시 감당하기 벅찬 상황에 놓였지만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애써 중심을 잡는 경희의 모습에서 캐릭터가 가진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김혜수는 이처럼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경희라는 인물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균형을 잡고 있다. 혼돈과 공포, 분노와 체념을 오가는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현실적인 결로 풀어내면서 작품 특유의 블랙코미디에 힘을 더한다.
특히 파격적인 스타일링과 달리 연기에서는 힘을 빼며 대비를 만들어낸 점이 눈길을 끈다. 화려한 외적인 모습과 달리 사건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는 경희의 현실적인 모습이 맞물리면서 캐릭터의 입체감이 살아났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더욱 꼬여가는 상황 속에서 경희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발버둥 칠수록 예상하지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가운데 김혜수가 경희의 기지와 생존 본능을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가 모인다. /kangsj@osen.co.kr
[사진] 쿠팡플레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