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 전이라 내부도 몰랐다?" 대한축구협회 사과문, 반성보다 변명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6.08.08 15: 35

"사과"를 내세웠지만 정작 진정성은 보이지 않았다.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 사상 첫 압수수색까지 잇따른 파문 속에서 대한축구협회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내용은 반성과 책임보다 변명에 가까웠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성명을 통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이후 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점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본연의 기능을 잃고 참담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 KFA 캡처.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사과의 방식이었다.
협회는 "국회 청문회에 이어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과 다수의 내부 구성원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수 년 전 일에 대한 보도에 이르기까지 협회와 관련된 각종 사안으로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제는 '다수의 내부 구성원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수 년 전 일'이라는 표현이다. 사과문에서조차 해당 의혹이 오래된 일이고 현재 구성원들도 몰랐다는 점을 굳이 강조하면서 책임을 인정하기보다 상황을 설명하려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사과보다 해명에 가까운 문장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부터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국회 청문회, 경찰의 강제수사,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까지 신뢰를 흔드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특히 경찰은 지난 6일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축구회관을 압수수색했고, 진선미 의원실은 2011~2012년 월드컵 및 올림픽 예선 등에 참여한 외국인 심판들에게 부적절한 성접대가 이뤄졌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협회는 "현재 이 같은 부적절한 행위나 카드 사용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성과가 이번 일로 폄훼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전방위적인 비판을 철저한 쇄신의 계기로 삼겠다"며 조직문화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고,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 준비, 회장 선거인단 확대 등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축구팬들이 듣고 싶은 것은 오래된 일이라는 설명이나 현재는 아니라는 해명이 아니다. 무엇이 잘못됐고 누가 책임질 것인지, 그리고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어떤 변화가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이다.
사과문의 첫 문장보다 더 오래 기억되는 것은 그 안에 담긴 태도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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