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제2의 전성기 시작한 ‘쇼메이커’, 허수가 전하는 EWC 우승 비하인드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6.08.12 14: 17

제2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2021 롤드컵 준우승 이후 계속된 내리막길. 리그의 패자에서 내려온 뒤 디플러스 기아(DK)는 상위권 진입의 '판독기'라는 오명까지 안아야 했다.
하지만 2026년의 DK는 분명 달라졌다. 넘을 수 없는 벽 같았던 젠지를 넘어섰고, 정규 시즌 천적으로 자리 잡은 KT를 상대로도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한 편의 소년 만화 같은 서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간판 에이스인 ‘쇼메이커’ 허수가 있었다.
DK는 9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6 LCK 정규 시즌 3라운드 레전드 그룹 KT와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DK는 시즌 14승(8패 득실 +8)째를 올리면서 4위 KT(15승 7패 득실 +11)와 격차를 1경기 차이로 좁혔다. 2연패를 당한 KT는 16승 그룹과 격차가 1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KT를 상대로 거둔 승리로, 상위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기분 좋은 일전이었다.
경기 후 OSEN과 만난 허수는 “이번 시즌 KT를 한 번도 못 이겼어서 되게 의미 있는 승리라고 생각하고, 너무 기분 좋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DK의 KT전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세트 초반 상체 싸움에서 밀리며 KT에게 주도권을 빼앗겼고, 상대의 글로벌 궁극기 조합에 스노우볼이 급격히 굴러가며 28분 만에 넥서스를 내줘야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허수는 “칼날부리 쪽에서 3 대 3 교전을 패했던 게 크게 작용했다. 상대가 글로벌 궁극기를 가진 챔피언이 많아 스노우볼이 빠르게 굴러갔다”며 “만약 거기서 우리가 이겼다면 반대로 압도적으로 이겼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 부분을 잘 피드백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고 다독였다”라며 1세트 패인과 피드백 과정을 전했다.
피드백의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2세트부터 DK는 미드-정글의 유기적인 호흡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특히 눈에 띈 것은 2세트에 꺼내든 ‘빅토르’였다. 최근 빅토르는 LCK 통산 3승 11패라는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대표적인 ‘함정 카드’로 평가받고 있었으나, 놀랍게도 그 3승은 모두 허수 혼자 만들어낸 수치였다.
자신이 리그 내 유일한 빅토르 승리자라는 사실을 전해 들은 허수는 특유의 소탈한 웃음을 터뜨리며 픽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사실 빅토르 성적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안 좋은 줄은 인터뷰하러 와서야 알았다. 저만 이겼다고 하시길래 ‘그 정도인가?’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빅토르가 여전히 꽤 괜찮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오늘 전체적인 조합 상황을 봤을 때 빅토르가 활약하기 좋은 판이라고 판단해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이날 DK는 빅토르, 오리아나 등 중후반 지향형 챔피언을 잡고도 특유의 과감하고 빠른 스노우볼로 승리를 쟁취했다. 최근 팀의 경기력 상승과 더불어 후배 선수들이 자신을 향해 ‘신적인 존재’, ‘하늘 같은 분’이라며 깊은 신뢰를 보내는 것에 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허수는 “제가 아는 정보나 지식 같은 걸 최대한 팀원들에게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후배들의 극찬에는 “사실 그런 인터뷰들은 어느 정도 ‘립서비스’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저를 좋게 생각해 주는 건 고마운 일이다. 무엇보다 저희 팀이 잘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제가 가르쳐줄 수 있거나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베테랑이자 리더로서의 든든한 면모를 과시했다.
인터뷰 말미, 허수는 얼마 전 챔피언에 등극했던 EWC에 대한 소회도 남겼다.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인 자리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그 일주일은 그에게도 잊지 못할 기억이었다.
“정말 꿈만 같은 일주일이었고 너무 좋았다. EWC는 처음 참가하는 대회였고 쟁쟁한 팀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출국할 때 ‘무조건 우승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가서 후회 없이 우리 플레이를 보여주고, 재미있게 즐기다 오자’는 마음이 컸다. 그 부담 없는 마음가짐이 우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져서 정말 꿈만 같았다.”
EWC 우승의 상승세를 정규 시즌에도 이어가며 레전드 그룹에서 대반등을 꿈꾸고 있는 DK. 그 중심에는 여전히 굳건하게 팀을 이끄는 ‘쇼메이커’ 허수가 있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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