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상황 정확히 이해, 영리했다" 로버츠가 반한 KIA 우승 공신의 112구 혼신투, 기립박수 당연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6.08.14 03: 39

“영리하고 경험이 풍부한 선수라는 점이다.”
LA 다저스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KBO리그 KIA 타이거즈의 우승 공신 중 한 명인 에릭 라우어가 월드시리즈 3연패를 향한 다저스의 후반기 반전 중심에 섰다.
라우어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유니클로 필드 앳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112개의 공을 던지면서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점)의 호투를 펼쳤다. 팀의 4-2 승리를 이끌며 다저스는 캔자스시티 3연전 스윕을 달성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라우어는 올해 다저스 선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말 그대로 혼신투였다. 이날 다저스 불펜진 상황은 열악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늘 사실살 불펜진 전원이 휴식이 필요한 상태였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첫 2이닝 동안 45개의 공을 던지면서 먹구름이 드리우게 했다. 그러나 이후 7회 1사까지 4⅓이닝은 67개의 공으로 틀어막으면서 불펜진 부담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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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로버츠 감독의 운영을 보면 이날 다저스 불펜진 사정이 얼마나 열악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콜업된 랜던 낵이 라우어 이후 9회까지 2⅔이닝 세이브를 기록할 정도였다. 태너 스캇 정도가 몸을 풀었을 뿐이었다. 
라우어의 혼신투에 다저스 팬들도 화답했다. 6회에 이어 7회까지 마운드에 오른 뒤 첫 타자 조쉬 로하스를 삼진 처리했다. 이후 로버츠 감독이 올라와 투수교체를 단행했는데, 다저스 팬들이 라우어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라우어 투혼의 피칭이 팬들의 감흥을 이끌어냈다. 
로버츠 감독도 라우어의 피칭에 반했다. 로버츠 감독은 “에릭(라우어는) 베테랑이면서 경험이 많은 선수라는 점으로 귀결된다고 본다. 여기서 영리하다는 뜻은, 우리 팀 불펜 상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뜻이다”라며 “오늘 실제로 대부분의 불펜 투수들이 휴식이 필요한 상태였다. 에릭의 뒤를 이어서 랜던 낵이 많은 이닝을 책임져 줬다”고 말했다.
이어 “에릭도 초반 투구수 효율 면에서 좋아 보이진 않았지만 이후 밸런스를 재조정 하면서 중심을 잡았고 정말 훌륭하게 잘 던져줬다. 아웃카운트를 잡는 방법을 찾아내 투구수 관리를 회복한 승부욕이 돋보였다”면서 “오늘 투구수는 우리 팀 선발 중 가장 많이 던졌고 체력이 완전히 방전된 상황에서도 7회 로하스를 삼진 잡아낸 게 결정적이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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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어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 ‘이닝을 길게 끌고 가야 한다’라고 직접적으로 말해준 건 아니었지만 예상은 했다.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고 가는 게 기본 생각이었다. 때로는 불펜 상황에 따라 중요해질 때가 있다”면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정말 컸고 저 역시도 기꺼이 임할 준비가 됐다. 기회가 됐다면 더 던질 수 있었겠지만 더 나은 결정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이날 112구의 피칭을 각오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통 원정팀에서 던져서 팬들이 화를 내곤 했다. 여기서 잘해서 환호를 받으니 훨씬 기분이 좋다. 정말 훌륭했고 마운드에서 제가 보여준 노력을 인정해주고 감사해주는 것을 느끼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며 기립박수를 받은 소감을 밝혔다. 
빅리그 커리어가 단절될 뻔한 위기에서, 라우어는 2024년 KBO리그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으면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당시 KIA행에 대해 “한국행 제안이 끔찍했다”라고 되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KIA에서 생활이 자신을 달라지게 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지난 5월말, ‘캘리포니아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갔을 때 KIA는 내가 훌륭하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줬다. 누구도 나에게 ‘노’라고 하지 않았다”며 “다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험하고 조정했다”라고 되돌아봤다. 커리어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것.
KIA에서 3개월의 시간을 보냈고 우승반지까지 거머쥐었다. 손꼽히는 우승 주역이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정규시즌 막판 KIA의 외국인 투수 자리를 채워주면서 한국시리즈에서도 호투를 펼치며 우승을 이끈 여러 공신 중 한 명이었다.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삼성은 대니 레예스, KIA는 에릭 라우어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경기에 앞서 KIA 라우어가 동료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4.10.25 / jpnews@osen.co.kr
이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스윙맨으로 활약을 펼치며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등판했던 라우어였지만 올해 토론토에서 6.69의 평균자책점으로 아쉬움을 보인 뒤, 방출 대기 상태에 놓였다. 하지만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적으로 만났던 다저스가 손을 내밀면서 다시 한 번 반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라우어는 다저스 이적 이후 11경기(10선발) 6승 1패 평균자책점 3.48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타일러 글래스나우, 블레이크 스넬, 오타니 쇼헤이 등 핵심 선발진의 줄부상에도 라우어가 버팀목이 됐다. 스넬이 복귀했고 글래스나우도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사이영상 2연패에 빛나는 타릭 스쿠벌까지 합류한 상황. 그럼에도 라우어는 당분간 선발진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다저스도 지금 좋은 흐름을 깰 생각이 없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오타니가 복귀하기까지 몇주 더 걸리겠지만 다저스는 6인 로테이션을 유지할 예정이다. 사사키 로키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휴식을 취하게 하고 저스틴 로블레스키는 커리어 하이에 근접하고 있는 투구이닝을 면밀히 관리할 계획이다. 글래스나우가 복귀하면 선발 투수 한 명을 롱릴리프 역할로 맡기려고 하지만 당분간 그 문제를 미뤄두려고 한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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