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마무리 부재의 현실을 절감했다.
지난 13일 광주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간 14타전에서 다잡은 경기를 불펜투수들이 무너지면서 8-9로 역전팼다. 빅이닝을 만들어내는 등 타선이 활발하게 터지며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8점이나 내주었다. 기분좋은 스윕승을 눈 앞에 두고 막판 버티지 못해 찜찜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불펜투수 가운데 이의리가 휴식을 취했다. 전날까지 이틀연속 삼성의 중심타자를 상대로 완벽한 투구를 펼쳐 연승을 이끌었다. 첫 날은 두 점 차로 앞선 9회초 구자욱 최형우 디아즈를 제압하고 생애 첫 세이브를 따냈다. 두 번째 날은 8회 최형우를 상대로 표적등판해 헛스윙 삼진으로 눌렀다. 최고 156km의 압도적 구위가 빛났다.

3차전에서는 KIA 타선이 삼성 국내파 에이스 원태인을 공략했다. 4회 한 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고 5회 9명의 타자가 나와 4득점, 5-1로 앞섰다. 선발 시라카와도 5회까지 1실점으로 막아주는 등 제몫을 했다. 6회부터 바통을 불펜에게 넘겼다. 그러나 첫 주자 정해영이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더니 강민호에게 좌월 3점홈런을 맞았다.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린 실투였다.


타선은 활발하게 상대를 공략했다. 곧바로 6회말 김선빈의 우전적시타와 김도영의 중전적시타로 두 점을 보태 다시 7-4로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7회 점수를 지키지 못했다. 김도영의 실책과 안타를 내주면서 2사1,2루 위기에서 성영탁의 바통을 받은 최지민이 디아즈에게 우월 3점홈런을 맞았다. 체인지업이 치기 좋은 코스로 들어갔다.
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7회말 다시 8-7 리드를 잡았다. 김태군이 1사3루에서 삼성 루키 장찬희의 포크볼을 노려 중전안타를 작렬했다. 7회 등판한 전상현이 8회까지 아웃카운트 4개를 잡아내 승리의 디딤돌을 놓는 듯 했다. 그러나 9회 마무리로 나선 조상우가 1사후 안타와 볼넷에 이어 류지혁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게다가 1사2,3루에서 강민호와 승부를 펼치다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패했다.
이의리의 부재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원래라면 7회 디아즈 타석에서 이의리가 등판할 시점이었다. KIA 불펜에는 이의리 말고는 믿을 만한 좌완 저격수가 없었다. 마무리급 구위를 보여주었던 곽도규도 내전근 부상으로 장기 이탈중이다. 열흘 정도 기다려야 복귀한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전 좌타 중심타선에 최지민을 활용하겠다고 예고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마무리로 나선 조상우도 한 점차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9회를 지켰던 정해영과 성영탁은 이제 마무리가 아니다. 붙박이 마무리가 없는 집단체제이다. 상황과 상대타자에 따라 기용하고 있지만 마무리 부재라는 현실은 냉혹했다. 동시에 1이닝 불펜투수로 압도적 구위를 보이는 이의리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하고 있다. 좌완 중심타자 킬러역이지만 쓰임새가 달라질 수도 있는 환경이다. 이범호 감독이 새로운 선택에 나설지 주목되는 지점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