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24, 삼성생명)이 부상 복귀 무대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이어가며 세계선수권대회 8강에 올랐다. 한 달여 만에 실전에 돌아온 뒤 세 경기 연속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0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세계랭킹 16위 미아 블리치펠트(덴마크)를 2-0(21-16 21-10)으로 꺾었다. 경기 시간은 43분이었다.
안세영은 64강전에서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를 2-0으로 제압한 데 이어 32강에서도 탈리타 위랴완(인도네시아)을 같은 스코어로 눌렀다. 이날 블리치펠트까지 잡으면서 이번 대회 세 경기에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부상 복귀 직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 있는 흐름이다.
안세영은 지난달 일본오픈 1회전을 통과한 뒤 왼쪽 발 통증을 호소하며 대회를 중도에 포기했다. 이어 예정돼 있던 중국오픈 출전도 취소하고 재활에 집중했다.
세계선수권 출국 당시에도 몸 상태에 대해 신중했다. 안세영은 당시 아직 통증이 남아 있다고 밝히며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실전에 들어서자 경기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블리치펠트와 16강전 1게임 초반은 팽팽했다. 상대의 빠르고 강한 공격을 상대로 안세영도 쉽게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두 선수는 여러 차례 동점을 주고받았고 14-14까지 맞섰다.
승부처에서 안세영의 경기 운영이 빛났다.
블리치펠트의 몸쪽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상대가 받아내기 까다로운 하프 스매시를 섞으며 흐름을 가져왔다. 18-16에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21-16으로 첫 게임을 따냈다.

2게임에서는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안세영은 경기 초반 6연속 득점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11-4까지 점수 차를 벌리면서 블리치펠트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16-10에서도 내리 5점을 따내며 21-10으로 경기를 끝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부상 여파에 대한 우려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64강전에서는 경기 중반까지 상대와 접전을 벌이며 몸 상태를 조심스럽게 점검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이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면서 움직임도 한층 가벼워졌다.
이제 안세영의 시선은 8강으로 향한다. 상대는 세계랭킹 5위 한웨(중국)다. 한웨는 이날 16강전에서 김가은(삼성생명)을 2-1로 꺾고 8강에 합류했다. 안세영은 21일 한웨를 상대로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본격적으로 상위 랭커들과 맞붙는 구간에 들어선 만큼 경기 운영과 체력 관리도 중요해졌다. 이후 대진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강자들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은 좋은 기억이 있는 무대다. 지난 2023년 덴마크 코펜하겐 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단식 정상에 올랐다. 이어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해 파리 세계선수권에서는 준결승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0-2로 패하면서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는 다시 정상 탈환을 노린다. 지난 시즌 11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안세영은 올해도 지난 6월 인도네시아오픈까지 6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번 대회 장소인 인디라 간디 실내체육관과의 인연도 좋다. 안세영은 지난 1월 이곳에서 열린 인도오픈 결승에서 당시 세계랭킹 2위였던 왕즈이(중국)를 꺾고 우승한 바 있다.
왼발 통증으로 한동안 코트를 떠나 있었던 안세영은 복귀 이후 세 경기 연속 무실게임 승리를 거두며 다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제 세계랭킹 5위 한웨를 상대로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 들어간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