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적인 손감각을 타고난 것일까. 배운지 한 달 만에 주무기가 됐고, 이제는 1군 필승조로도 중용을 받을 분위기다.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의 새얼굴, 신인 김한결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입단한 신인 김한결은 지난 12일 인천 SSG전에서 깜짝 데뷔전을 치렀다. 기존 선발진의 나균안이 담 증세에서 호전되지 못하면서 선발 기회를 잡았다. 4⅓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최고 구속 150km의 투심으로 데뷔전을 씩씩하게 풀어나갔다.
김태형 감독은 이런 김한결이 마음에 든 눈치다. 김 감독은 “중심이 밑에 있다. 하체를 잘 쓰고 중심이 하체에 잘 잡혀있다. 하체 밸런스가 좋아야 상체가 따라오는데, 김한결은 투수로서 좋은 점을 많이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서 막내만큼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가 누가 있나”고 힘주어 말하며 “무브먼트 좋은 공을 갖고 있으니까 필승조로 넣어보려고 한다. 제구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또 배짱있게 던진다”면서 필승조 중용을 시사했다.최준용, 이이무라 쇼타, 그리고 김원중까지 필승조들이 모두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상황. 20일 사직 키움전을 앞두고는 “과감하게 어린 선수들 써보려고 한다. 어린 동생들도 구위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니까 한 번 과감하게 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인 김한결까지 과감하게 기용해보겠다는 김태형 감독의 선언이었다. 이날 경기는 이이무라가 2연투를 한 상황이었고 최준용 역시 전날 경기 35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두 선수가 휴식을 취해야 했던 날이었다.

다행히도 롯데는 6회 빅이닝으로 타선이 폭발했다. 8회를 앞두고 7-1까지 격차를 벌렸다. 선발 나균안이 6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갔고 7회는 박정민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8회 김한결이 올라왔다. 6점 차로 홀드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두 타자만 출루하면 또 불안감이 엄습할 수도 있는 점수 차였다.
하지만 김한결은 걱정할 사이도 없이 1이닝을 순식간에 삭제했다. 선두타자로 베테랑 안치홍을 상대로 초구 147km 투심을 한 가운데로 꽂으며 스트라이크를 잡더니 2구 147km 투심으로 헛스윙, 그리고 3구째 141km 커터로 헛스윙을 유도,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어 김웅빈도 149km 투심에 123km 커브로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고 포크볼을 던져 1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2사 후 만난 박찬혁을 상대로는 투심에 커브 그리고 커터를 섞어 던지며 다시 한 번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13개의 공으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심 최고 구속 149km를 기록했다. 투심 6개, 커터 3개, 커브 2개, 포크볼 2개 등을 골고로 구사했다.
12일 데뷔전은 인천 원정이었고 18일과 20일, 사직구장 홈에서 등판을 마쳤다. “홈 팬분들께서 응원을 해주시니까 더 힘이 날 수 있도록 뭔가 올라오는 것 같다”라고 말하는 김한결.

데뷔전을 물었다. “놀라기도 했지만 꿈꿨던 무대니까 설렜고 기대도 됐다.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긴장도 안됐고 제 공을 뿌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들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끝내다 보니까 남은 이닝도 씩씩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한결은 올해 퓨처스 퍼포먼스 센터의 야심작 중 하나다. 구속도 늘었고 포심이 아닌 투심 장착까지 이끌었다. 김한결은 “입단하고 구속은 140km 초중반대 평균 구속이었는데 퍼포먼스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변화구와 제구, 구속 등 다 좋아졌다. 몸도 좋아지고 경기 하는 법도 배웠다. 정말 많이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평균 140km 후반대의 투심은 이제 김한결을 상징하는 구종이 됐다. 그런데 이 구종을 배운지 불과 한 달 정도다. 여기에 1군에 올라오자마자 주전 포수 손성빈의 조언으로 투심이 주무기가 됐다.그는 “프로에 와서 포심 구위에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한 달 정도 전부터 투심 연습을 했다. 연습 때는 타자에게 잘 먹힐 줄 몰랐다. 1군 올라오기 전 2군 등판에서 3개 정도 던져봤다. 쓸만하다고 생각했고 비시즌에 연습해서 내년에 좀 더 써먹어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공을 받아본 손성빈은 곧장 투심의 잠재력을 캐치했다. 그는 “포심이 항상 약점이라고 생각해서 변형 패스트볼을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손)성빈이 형이 불펜 피칭때 공을 받아보고는 투심이 더 승산있겠다고 얘기를 해줘서 결과가 괜찮았다. 성빈히 영이 한 번 던져보자고 해서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니까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다.

필승조로 중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에 그는 “제가 발전을 하려면 타이트한 상황도 나가야 한다. 부담은 되겠지만 제 미래를 생각하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기쁘다”며 중압감과 함께하는 운명을 받아들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