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에도 여전히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은 심각할 정도로 부족하다. 이강인(2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환상적인 데뷔골이 터진 순간, 아틀레티코 팬이 온라인 생중계 도중 두 손가락으로 눈을 찢는 동작을 취했다. 동양인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다.
이강인은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26-2027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개막전 말라가와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출전해 데뷔골을 터뜨렸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의 활약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북중미월드컵 이후 아틀레티코 이적을 확정했다. 한국에서 휴식을 취한 뒤 스페인으로 이동해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병역 관련 서류 문제로 출국이 늦어졌고, 한국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가야 했다.
![[사진] EN ROJIBLANCO 유튜브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1/202608211613775436_6a87ff040c8ca.png)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월드컵에서 8강 이상까지 올라간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동시에 이강인을 포함해 팀 훈련 합류가 늦었던 선수들을 점진적으로 활용하려는 선택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13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세컨드톱 위치에서 공격에 가담한 이강인은 후반 25분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한 뒤 말라가 수비를 앞에 두고 슈팅 각도를 만들었다. 이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메트로폴리타노를 찾은 약 5만 명의 관중이 이강인의 골에 환호했다.
문제의 장면은 같은 순간 온라인에서 나왔다. 스페인 현지 아틀레티코 팬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중계권 문제로 경기 화면을 직접 송출하지 않고 출연자들이 경기를 보며 반응하는 이른바 '입중계'가 진행되고 있었다.
![[사진] EN ROJIBLANCO 유튜브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1/202608211613775436_6a87ff087d4e8.png)
이강인의 득점이 터지자 화면 왼쪽에 자리한 한 출연자가 양손 검지로 자신의 두 눈을 옆으로 잡아당겼다. 그는 웃으며 "이강인! 이강인!"을 외쳤다. 공개된 영상 화면에서도 해당 동작은 그대로 확인된다.
본인에게는 이강인의 골을 축하하거나 유쾌하게 표현하기 위한 행동이었을 수 있다. 의미를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행동의 성격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두 손가락으로 눈을 옆으로 찢는 행위는 오랫동안 동아시아인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사용돼 왔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행동이 악의가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너무 자연스럽게 반복된다는 점이다. 특정 인종을 비하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아시아인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찢어진 눈'을 떠올리고 이를 몸짓으로 나타내는 것 자체가 인종적 고정관념에서 출발한다.
온라인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팬들은 해당 채널을 찾아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인종차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취지의 댓글을 남기며 항의했다.
눈 찢기 논란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불과 몇 달 전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한 유튜버가 실점 이후 경기장에 있던 현지 팬으로부터 눈을 찢는 동작을 당했고, 이후 FIFA가 사과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1/202608211613775436_6a8800a4899a8.jpg)
세계 최대 축구 대회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FIFA까지 사과했지만 같은 해 유럽 축구 현장에서 또 비슷한 장면이 등장했다. 그것도 이강인의 골을 기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2026년이다. 축구계에서는 인종차별 근절을 외치는 캠페인이 계속되고 있고, 특정 인종을 향한 모욕적 행동에도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악의가 없었다는 설명만으로 넘길 수 없는 이유다. 누군가를 응원하고 그의 활약을 기뻐하는 순간조차 인종적 고정관념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드는 현실은 동양인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