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팀 헐 시티에 0-2로 무너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향해 시즌 첫 경기부터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영국 'BBC'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준비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상처받은 마이클 캐릭(45) 감독은 침착함을 유지했다"라는 제목으로 헐 시티전 패배 이후 맨유의 문제점과 캐릭 감독의 반응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맨유는 22일 영국 헐의 MKM스타디움에서 열린 헐 시티와 2026-2027시즌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세미 아자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전반 38분에는 프리킥에서 노벨 멘디에게 헤더골을 내줬다. 9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온 헐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맨유를 상대로 1부리그 승리를 거뒀고,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1974년 2부리그 맞대결 이후 처음으로 맨유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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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에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승격팀을 상대로 치른 개막전에서 처음 패했다는 불명예까지 따라붙었다. 2400명 규모의 원정 팬들에게도 잊고 싶은 하루였다. 경기 중 헐 경기장 아나운서는 맨체스터로 돌아가는 열차 두 편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전했고, 홈 팬들은 "택시를 타고 왔어야지"라는 노래로 원정 팬들을 조롱했다.
경기력에 대한 평가는 더 냉정했다. 전 맨유 공격수 루니는 BBC를 통해 "맨유는 많은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게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라며 "승격팀을 상대로 한 시즌 첫 원정 경기는 언제나 어렵지만 맨유는 준비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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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러는 체력 문제를 짚었다. 그는 BBC 라디오 파이브 라이브에서 "맨유의 프리시즌 경기를 보지는 못했다. 이번 경기만 봤을 때 선수들이 충분히 몸이 올라온 것처럼 보이지 않았고 90분 동안 높은 강도의 압박과 에너지 넘치는 축구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보였다"라고 말했다.
BBC는 체력만을 패배의 원인으로 보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매체는 맨유의 프리시즌 6경기를 모두 지켜본 결과 지난주 AC 밀란전 패배 전까지 선수단 체력에 대한 의문은 크게 제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발 11명 가운데 6명은 지난달 9일부터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더 뚜렷하게 드러난 문제는 공격의 무게감과 수비 대응이었다. 맨유는 전반 내내 헐 골문을 위협하는 장면을 충분히 만들지 못했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커스 래시포드를 투입한 뒤에도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래시포드는 202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맨유 공식 경기에 출전했지만 팀의 무득점 패배를 막지 못했다.
윙백을 활용하는 상대를 만났을 때 수비가 흔들리는 모습도 반복됐다. BBC는 맨유가 지난주 밀란전에 이어 헐을 상대로도 윙백을 활용하는 공격에 안정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경기 후 같은 문제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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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는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원정 경기에서 했던 것과 같은 실수를 했다. 상대에게 너무 많은 공을 내줬다. 첫 20분 동안 골키퍼가 가장 많이 공을 만졌다. 상대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줬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조금 더 압박하고,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세트피스도 개선해야 한다. 더 강하게 대응해야 하고 이런 종류의 골을 내줘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브루노가 세트피스를 직접 언급한 이유는 분명했다. 헐의 세르게이 야키로비치 감독은 경기 전부터 세트피스를 맨유 공략 포인트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맨유는 상대가 준비한 무기라는 사실을 알고도 코너킥과 프리킥에서 한 골씩 허용했다.
비판이 거세진 상황에서도 캐릭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평소와 같은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이제 한 경기다. 이기지 못해 실망스럽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결과를 받아들이고 더 강하게 돌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BBC는 이런 모습이 전임 감독 루벤 아모림과 확연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아모림은 맨유 감독 시절 경기 결과에 따라 강한 감정을 드러내며 헤드라인을 만들곤 했다. 캐릭은 공개석상에서 감정을 절제하고 차분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유형이다.
캐릭은 자신이 차분하게 말한다고 해서 이번 패배를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여러분과 꽤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속으로도 차분하거나 오늘을 즐기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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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절대 그렇지 않다. 믿어달라. 속으로는 상처받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소리를 지르고 고함을 치면서 혼란을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다. 차분함이 감정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즌 첫 경기부터 승격팀에 패했지만 캐릭 감독은 팀 전체를 흔드는 판단을 내릴 생각은 없었다. 그는 외부에서 쏟아지는 비판과 자신에게 향하는 책임을 모두 알고 있다고 밝혔다.
캐릭 감독은 "우리 구단 밖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는 걸 알고 있다. 내가 맡고 있는 책임도 이해한다. 오늘 졌기 때문에 당연히 질문이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모든 것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결과 때문에 내가 갑자기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맨유는 오는 31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또 다른 승격팀 입스위치 타운을 상대한다. 캐릭 감독은 앞서 시즌 초반 일정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두고 "말도 안 된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헐 원정에서 나온 0-2 패배는 그 말을 곧바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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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보강도 이미 진행 중이다. BBC에 따르면 맨유는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미드필더 카를로스 발레바 영입을 7000만 파운드에 합의했다. 개막전 패배 이후 급하게 방향을 바꾼 영입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이던 작업이라는 점에서 2022년처럼 충격적인 시즌 출발 이후 패닉바이에 나섰다는 평가와는 거리가 있다.
맨유가 헐전에서 받아든 숙제는 분명했다. 공격에서는 결정적인 장면을 충분히 만들지 못했고, 윙백을 활용한 상대 공격에 수비가 흔들렸으며, 세트피스에서는 준비하고도 두 번 무너졌다. 주장 브루노는 지난 시즌과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고 지적했고 루니와 시어러는 팀이 준비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캐릭 감독은 문제를 부정하지 않았다. 팀 전체가 잘못됐다고 단정하면서 혼란을 키우지도 않았다. 공개적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한 채 패배를 받아들이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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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말투와 달리 속까지 괜찮은 것은 아니었다. 캐릭 감독의 표현대로 맨유는 시즌 첫 경기부터 크게 상처받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상처를 소리와 혼란으로 드러내는 일이 아니라, 헐전에서 드러난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고쳐내느냐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