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끝내기 역전패의 책임을 마무리 이영하에게만 물을 수 없다. 무려 실책 3개를 범한 내야진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2차전에서 4-5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3위 LG 트윈스, 4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가 각각 2.5경기, 2경기로 벌어졌다.
두산은 4-3으로 앞선 9회말 21세이브 마무리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다.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유준규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게 화근이었다. 후속타자 한승택의 희생번트를 야수선택으로 만들며 1사 1루를 만들었으나 대타 장진혁을 볼넷 출루시킨 뒤 최원준 타석 때 1루수 박지훈의 포구 실책이 발생해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이영하가 만루에서 만난 타자는 백전노장 김현수. 이영하는 주눅들지 않고 1B-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지만, 4구째 파울에 이어 5구째 140km 슬라이더가 우측 외야로 빠져나가며 안타가 됐다. 2타점 끝내기 역전타를 허용한 순간이었다.
당연히 이영하가 흔들리지 않았다면 두산은 1점의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전에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실책 3개를 범하며 역전패 빌미를 제공한 두산 내야진이다. 수비가 견고했다면 역전패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1-0으로 앞선 3회말이었다. 두산 선발 잭로그가 선두타자 한승택에게 평범한 내야땅볼을 유도한 상황에서 3루수 안재석이 이를 잡아 1루에 황당 송구 실책을 범했다. 부정확한 송구가 원바운드에 이어 1루수 유니오 세베리노의 가슴을 맞고 튀어나왔다. 안재석의 시즌 12번째 실책.
평범한 땅볼을 아웃 처리하지 못한 대가는 가혹했다. 잭로그가 최원준,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만루에 처했고, 안현민에게 좌익수 방면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이 때 유격수 박찬호가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로 이를 잡았지만, 2루에 악송구를 범해 3루주자 한승택은 물론 2루주자 최원준에게도 홈을 내줬다. 역전이었다. 중계화면에 잡힌 박찬호의 표정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4-3으로 앞선 9회말 1사 1, 2루에서도 치명적인 실책이 발생했다. 세베리노 대신 1루 수비를 맡은 박지훈이 최원준의 땅볼 타구에 포구 실책을 범한 것. 불규칙 바운드에 애를 먹었을 수도 있으나 프로 1루수라면 잡아야할 타구였다. 상황은 2사 2, 3루가 아닌 1사 만루가 됐고, 두산은 김현수에게 끝내기 역전타를 맞고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실책 3개를 추가하며 리그에서 가장 먼저 팀 90실책 고지에 올라섰다. 팀 실책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데 그 기간이 제법 길어지고 있다. 가을야구가 멀어진 한화 이글스(84개), 꼴찌 키움 히어로즈(83개)보다 많은 수치. 선수 별로 보면 유격수 박찬호가 16개, 3루수 안재석이 12개, 유틸리티 박지훈과 2루수 박준순이 나란히 8개, 교체 요원 이유찬이 6개를 기록 중이다. 김원형 감독은 부임과 함께 수비 강화를 외치며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부터 지옥의 펑고훈련을 실시했으나 효과가 크지 않은 모습이다.
26일 경기가 끝나고 일부 두산 팬들은 2군에서도 방황을 거듭 중인 ‘정통 1루수’ 양석환이 그립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석환은 31경기 타율 2할 부진 속 6월 22일 2군으로 내려가 60일 넘게 이천밥을 먹고 있는 상황. 퓨처스리그 기록도 42경기 타율 2할2푼5리로 상당히 저조하다. 내야 수비가 연일 흔들리고 있는 두산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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