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님이 계신데 내가 하는게 맞나?” 대신 방패막이로 나섰던 박항서 전 단장 “한국축구 새롭게 태어나야”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6.09.04 13: 27

박항서 전 북중미월드컵 지원단장이 한국축구를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축구대표팀은 2026 FIFA 북중미월드컵에서 1승 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본선진출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난 첫 월드컵에서 한국은 32강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의 지원단장을 맡았던 박항서 전 단장은 대한축구협회의 어처구니없는 행정 실태를 폭로했다. 박 전 단장은 유튜브 ‘서형욱의 뽈리TV’에 출연해 북중미월드컵 과정에서 있었던 사건을 고백했다. 2일 공개된 영상은 조횟수 1백만 회를 넘기고 엄청난 파장을 낳고 있다. 

32강 진출에 실패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중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김민재, 황희찬, 설영우, 이강인 등 선수 8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 등 나머지 선수들은 쪼개져서 각자 귀국한다. 대표팀 귀국 본진은 30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다.정몽규 회장이 입국하고 있다. 2026.06.30 / rumi@osen.co.kr

월드컵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은 물러났다. 하지만 이들은 멕시코 현장에서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사퇴 기자회견을 할 당시 정몽규 회장은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다. 박항서 전 단장이 혼자서 사과문을 낭독하고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박항서 전 단장은 “오늘 감독이 사과문을 발표하는데 단장님도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속으로 ‘(정몽규) 회장님이 계신데 내가 하는게 맞나?’하고 생각했다. 단장으로서 책임감이 있으니까 하겠다고 했다. 원래 나, 전무, 전력강화위원장 3명이 앉아서 발표하기로 했다. 다들 불편해 하는 것 같아서 나 혼자 했다”고 폭로했다. 
한국축구 전체를 대표해서 책임을 지고 사과를 구하는 자리라면 당연히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전면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멕시코 현장에 있었던 정 전 회장은 공개적인 자리마다 비겁하게 빠졌다. 
심지어 한국 귀국시에도 박항서 전 단장이 가장 먼저 입국장에 나왔다. 축구팬들이 홍명보 감독에게 비난을 쏟아낸 뒤 정몽규 회장은 조용해진 틈을 타서 시간차로 공항을 빠져나왔다. 
32강 진출에 실패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중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김민재, 황희찬, 설영우, 이강인 등 선수 8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 등 나머지 선수들은 쪼개져서 각자 귀국한다. 대표팀 귀국 본진은 30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다.박항서 월드컵 지원단장(국가대표팀 단장)이 입국하고 있다. 2026.06.30 / rumi@osen.co.kr
이후 한국축구 책임자들은 청문회에서 서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극이 따로 없다. 
박항서 전 단장은 “내가 부회장을 맡기 전에 이영표, 박주호 등 젊은 친구들에게 ‘너희들이 협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저는 옛날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다. 선진축구에서 행정을 배운 친구들이 있다. 이제는 후배들이 주가 되도록 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K축구혁신위원회가 출범해 한국축구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박지성 위원장, 이영표 위원, 박주호 위원 등 젊은 축구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사진] K축구 혁신위원회
박항서 전 단장은 “우리 같은 사람은 훈수 둘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다 우리보다 똑똑한 후배들이다. 차기 회장 선거에 참여할 선거인단분들이 정책을 잘 보고 누가 정직한지 가려서 선택을 하면 좋겠다. 이제 한국축구는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며 후배들에게 힘을 실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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