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생애 첫 롤드컵 향한 염원… '지옥' 끝에서 돌아온 '스매시' 신금재의 투지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6.09.04 14: 24

"진짜 지옥을 맛보는 느낌이었습니다. 한 판만 더 지면 올 시즌이 끝나는 벼랑 끝이었으니까요."
0-2로 뒤진 3세트, 벼랑 끝에 몰린 디플러스 기아(DK)의 부스 안에는 차가운 침묵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 판만 더 내주면 2026시즌 종료는 물론, 모든 프로선수들의 꿈인 롤드컵(월드 챔피언십) 진출 도전마저 허공으로 날아가는 '끝장 승부'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1, 2세트 예기치 못한 라인전 붕괴로 누구보다 큰 자책감을 안고 싸워야 했던 원거리 딜러 '스매시' 신금재가 있었다.
DK는 3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벌어진 2026 LoL 챔피언스 코리아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패자조 1라운드 피어엑스와의 경기에서 1, 2세트 패배 이후 '쇼메이커' 허수와 '시우' 전시우의 놀라운 캐리에 힘입어 내리 세 번의 세트를 가져오면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패패승승승' 역전극의 주역이자 팀의 중심을 잡은 '쇼메이커' 허수는 시리즈 POM으로 선정됐다.

이로써 DK는 패자조 2라운드 진출에 성공해 4일 KT와 5전 3선승제로 패자조 3라운드 티켓을 두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피어엑스전은 신금재에게 프로 데뷔 후 가장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초반부터 바텀 구도가 크게 깨졌고, 멘탈을 수습할 겨를도 없이 흐름을 내줘야 했다. 신금재는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1세트에서 구도가 깨지면서 계속 말렸다. 팀원들이 꾸역꾸역 잘 버텨줘서 경기가 40분 넘게 길어졌지만, 초반에 너무 쫄딱 망했다 보니 막판까지 가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었다"라며 "결국 '바텀 차이로 지는구나' 하는 생각에 멘탈이 크게 흔들렸던 게 사실"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보통 1세트 패배 후 주어지는 쉬는 시간조차 그에게는 사치였다. 2세트 밴픽과 구도를 보완하기 위해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감독, 코치, 동료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급박한 피드백 속에 치른 2세트마저 내주며 '패패'의 수렁에 빠졌지만, 단단하게 마음을 다잡은 신금재는 3세트부터 반전의 서막을 쓰기 시작했다.
벼랑 끝 5세트 18분 용 앞 한타. 승부처에서 신금재의 '직스'가 폭발적인 화력을 퍼부으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고, 마침내 '패패승승승'이라는 대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OSEN과 만난 '스매시' 신금재는 "피어엑스와 경기 다섯 판 사이에 희로애락을 다 겪은 느낌"이라며 "그래도 이번 경기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음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너무 다행이고 감사하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극적으로 생존한 신금재와 DK의 앞에는 이제 롤드컵 진출 티켓을 둔 KT 롤스터와의 패자조 2라운드 외나무다리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KT에 0-3 완패를 당했던 상처가 여전하지만, 지옥을 경험하고 온 신금재의 눈빛은 오히려 더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KT전 준비를 많이 하면서 자신 있었는데 과하게 깨져서 다 같이 충격이 컸다. 하지만 내일 이긴다면 그 당시 매를 세게 맞은 게 약이 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정말 의미 있는 경기인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부어 반드시 승리하겠다."
'지옥'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신금재의 단단해진 집념과 뜨거운 투지가 과연 DK를 롤드컵 무대로 다시 이끌 수 있을지, 그 역시 생애 첫 롤드컵 무대에 오를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KT와의 플레이오프 패자조 2라운드 경기에 집중되고 있다. /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