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지는 것 또한 하나의 귀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GE의 우승 직후 라이엇 게임즈 주관 공식 대회 기자회견장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보통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등 라이엇 공식 대회에서는 패배한 준우승팀이 먼저 들어오고 승리한 우승팀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양 팀의 인터뷰 순서가 뒤바뀌었다.

2-0으로 먼저 앞서가다 쓰라린 역전패를 허용한 농심 선수단의 감정이 북받쳐 오르며 현장에 양해를 구하고 순서를 조정한 것. 마음을 가다듬고 취재진 앞에 섰지만, 자연스럽게 기자회견은 ‘실카논’ 김경민 감독을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농심은 6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열린 ‘2026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이하 VCT)’ 퍼시픽 스테이지 2 결승 GE전에서 1, 2세트를 가져오며 기세를 잡았으나, 내리 3·4·5세트를 내주며 세트 스코어 2-3(13-11, 13-2, 10-13, 5-13, 10-13)으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농심 ‘실카논’ 김경민 감독은 이번 시즌 치른 무대를 돌아보며 아쉬움 속에서도 팀의 성장 가능성을 먼저 짚었다.
"지나간 시즌에서도 배울 게 참 많았고, 그걸 토대로 다음 대회에서 더 잘할 수 있었다. 마스터즈나 여러 대회를 거치며 경험이 엄청 많이 쌓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오늘 이렇게 지는 것 역시 하나의 귀중한 경험이라고 본다."
우승을 눈앞에 두고 '승승패패패'라는 쓰라린 결과를 떠안았지만, 김경민 감독은 제자들을 향한 애정과 스승으로서의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열정적인 태도를 높이 평가하며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우리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고 사랑한다. 부산에 다녀와서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스스로 플레이에 대해 깊이 고민하곤 한다. 주도적이고 자신감 있게 본인들의 판단을 믿고 플레이하는 편이라 이런 부분에서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김경민 감독은 패배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챔피언스 무대에서 더 강해져 돌아오겠다는 각오로 인터뷰를 마쳤다.
"상대와의 관계나 게임 내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다소 힘겹게 읽어낸 부분들이 있어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에 지면서 배운 점들을 잘 가다듬어 다음 대회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