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페넬로페 크루즈와 하비에르 바르뎀 부부가 제83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를 뜨겁게 달궜다. 영화제 역사에 남을 명장면을 연출하며 할리우드 대표 잉꼬부부의 위엄을 과시했다.
9일(현지시간) 베네치아 리도섬의 숙소인 엑셀시어 호텔을 나선 크루즈와 바르뎀은 화려한 플라워 드레스와 편안한 베이지 셔츠 차림으로 손을 꼭 잡은 채 수상택시에 올랐다. 환하게 웃으며 팬들에게 손을 흔드는 두 사람의 모습은 여느 신혼부부 못지않은 애정을 느끼게 했다.
두 사람이 이번 영화제에 참석한 이유는 함께 호흡을 맞춘 심리 스릴러 신작 '벙커(Bunker)'가 공식 초청됐기 때문이다. 플로리안 젤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은 각각 소피아와 미겔 역을 맡아 또 한 번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전날 살라 그란데(Sala Grande)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 상영 직후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해 무려 15분 30초 동안 쏟아지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는 올해 베네치아 영화제 최장 시간 기립박수 기록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열띤 환호에 크루즈는 감격을 참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 바르뎀은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는 아내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고, 젤러 감독은 두 주연 배우의 손을 잡고 무대 중앙으로 이끌었다. 바르뎀은 연신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커스텀 레드 샤넬 드레스를 입은 아내에게 모든 공을 돌리는 매너를 보여 관객들의 더 큰 환호를 끌어냈다.
영화 '벙커'는 테크 백만장자(폴 다노 분)의 생존용 벙커를 짓는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건축가 미겔과 그의 아내 소피아, 그리고 소피아와 함께 작업하게 된 미국 소설가 제레미(패트릭 슈왈제네거 분) 사이에 벌어지는 위기를 다룬 작품이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이후 통산 9번째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의 연기력에 평단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1992년 영화 '하몽 하몽'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2008년 연인으로 발전, 2010년 결실을 맺은 두 사람은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바르뎀은 최근 인터뷰에서 "계약서에 가족과 2주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는 조건만 넣는다"라며 "페넬로페는 아름답고 훌륭한 사람이자 내 삶의 축복"이라며 아내를 향한 깊은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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