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홍명보 감독의 스리백은 이제 안녕이다. 로베르트 모레노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새 판을 짠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남자 A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모레노 감독은 9월부터 11월까지 총 6경기에서 대표팀을 지휘한다.
모레노는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내년 1월 사우디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 계약조건도 포함돼 있다.


모레노 감독은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코치,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도 동행했다.
모레노는 입국현장에서 “많은 꿈과 책임감을 안고 한국에 왔다.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게 돼 매우 기쁘다. 몇년 전부터 한국대표팀 감독을 원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항에서 간단한 소감만 말했던 모레노는 14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공식기자회견과 함께 A매치에 나설 선수명단을 발표했다. 모레노가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를 구할 소방수가 될지 관심이 집중됐다.
30명의 선수명단에는 김건희(인천), 박태준(김천상무), 김민수(레인저스)가 깜짝 발탁됐다. K리그 최고 공격수 이승우(전북)는 아쉽게도 이번 대표팀에서도 제외됐다.
다음은 모레노 감독과 일문일답

-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은 소감은?
▲ 저와 코칭스태프를 믿고 감독직을 맡겨주신 축구협회 감사드린다. 따뜻하게 맞아준 축구팬들 감사드린다. 우리에게 6경기를 이끌 수 있는 것은 영광이다. 성실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정직한 자세로 일하겠다. 축구팬들에게 기쁨을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표팀 선발은 복잡한 과정이다. 좋은 선수가 많다. 자격이 충분한 선수들 중에서 함께하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축구적인 기준이다. 1700명의 한국선수들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여러 데이터를 기준으로 선수들을 추려나갔다. 우리가 생각한 한국축구에 가장 잘 맞는경기모델과 플레이스타일, 특성과 프로필을 정의해서 선발했다.
최종적으로 코칭스태프와 논의해서 우리가 하고하는 축구에 적응할 수 있는 선수가 누구인지 판단하고 결정했다. 분명한 기준이 있다. 대표팀에 오는 것은 이름이 아니라 경기력이다. 한국선수들이 계속 관찰대상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름값이나 과거가 아니라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국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균형잡힌 선수들을 원한다.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잘하고 균형 잡힌 선수들 원한다. 무엇보다 선수들과 눈을 마주쳤을 때 국대에서 뛰고 싶다는 열망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선수다.

- 맡은 6경기가 짧은데 원하는 경기모델을 얼마나 구현할 수 있나?
▲ 우리가 가진 시간이 길지 않다. 국가대표팀에서 특정 모델을 구현하기 어렵다. 함께 훈련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클럽에서도 하나의 모델을 완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국대에서는 더 어렵다. 감독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발한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각 포지션별로 역할을 명확하게 정의했다. 대표팀에게 가장 적합하게 생각하는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선수들의 각각 어떤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지 정의했다. 그런 특성과 능력을 갖춘 선수들을 찾았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4-4-2 모델이다. 기본적으로 4-4-2를 선택한 이유는 최근 2년간 K리그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이었다. 가장 유용하게 2026년에도 활용되고 있다.
선수들과 같이 소집기간에 해야할 일은 대표팀에 왜 선발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어떤 점을 잘하고 부족한지 알려주고 원하는 축구를 구현하도록 세부적인 부분을 적용하고 보완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 손흥민, 이강인 활용법은?
▲ 선수들을 선발할때 경기 나가기 전에 선수들과 먼저 제 결정을 전달한 뒤에 선수들과 소통하고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겠다. 손흥민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여러가지 포지션에서 뛸 수 있어서 선발했다.
- 새로 뽑은 김건희, 박태준 선발 이유는?
▲ 현재 소속팀에서 자신의 포지션에서 매우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대표팀에 선발되면 그 소속팀 포지션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
- 월드컵 실패 원인 분석은?
▲ 동료 감독들 업무를 존중한다. 나는 대표팀 감독으로서 가진 원칙은 실수에 대해 외부가 아닌 내부엥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해당 경기를 분석했다. 선수들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면밀히 봤다. 하지만 전임 감독의 존중으로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개선해야 하는지는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적절하지 않다.
- 김민수 정승원 깜짝 선발…이승우 탈락 이유는?
▲ 기본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선발한 선수에게만 말하겠다. 선발되지 않은 선수들을 하나하나 말하지 않겠다. 선수에게 전달할 내용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하지 않겠다. 해당 선수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말하겠다.
김민수는 소속팀에서 하는 경기를 보고 뽑았다. 마지막 10경기를 보고 분석해서 판단했다. 경기력과 팀내에서 역할을 위주로 선발했다.

- 지난 대표팀 내부 분위기가 아쉬웠는데 어떻게 개선하나?
▲ 기본적인 내용은 명확하게 전달받았다. 관련정보도 파악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과거보다 앞으로 나가가기 위한 배움으로 삼는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패배하면 여러 문제가 부각된다. 승리하면 완화된다. 나의 중요한 임무는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과 조건에서 경기에 임하도록 지원하고 경기장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어려운 순간을 어떻게 이겨내야할지 내 이야기를 말하고 싶다. 10살 아들이 발목을 다쳤다. 한달동안 축구를 할 수 없었다. 아들이 실망스러워했다. 내가 아들에게 했던 방식을 대표팀에게도 할 것이다. 아들이 다친 날부터 내가 매일 밤 이렇게 말을 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고 했다. ‘한달 뒤를 생각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라’고 했다. 그런 정신으로 축구팬들도 기다려줬으면 한다. 한발씩 나아가면 된다.
- 한국선수 1700명을 분석했는데 여기서 얻은 한국선수와 K리그의 특징은?
▲ 기본적으로 한국선수들은 기술적으로 능력이 있다. 공을 소유하고 점유율을 유지하는 능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수비에서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압박하기보다 상대 공격 기다리고 수비진영으로 내려선 뒤 역습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었다. 선수들이 보여주는 플레이에 강도와 적극성 역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었다.
포지션별로 반복되는 특징이 있었다. 공격지역에서 뛰는 선수들 재능이다.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가진 능력이 뛰어나다. 한국축구는 이 부분에서 큰 잠재력이 있다.

- 데이터축구에 일가견이 있다. 다만 소치 감독시절에 과도한 AI 사용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 당시 부정적 내용이 나온 이유가 있다. 축구에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지피티 사용은 거짓이었다. 내가 축구계에 들어온 계기는 기술과 관련이 있다. 기술력을 판단하고 영상이나 데이터를 분석한다. 다만 지피티 사용은 아니었다. 누구든 10분 시간을 들이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내용은 왜곡이 됐었다. 공개적으로 말씀을 드리기도 했다. 내 홈페이지에서도 여러차례 설명했다. 순전히 거짓임을 밝힌다.
물론 질문의 취지는 이해한다. 여러 팬들이 궁금해하는 점도 이해한다. 오늘 같은 좋은 자리에서 한국의 임시감독으로서 첫 기자회견에서 너무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 문제는 부차적인 사안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팀과 선수들과 선수선발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끝나고 설명하겠다.
- 스페인대표팀에서 처음 발탁한 선수들이 지금 핵심전력이 됐다. 새 얼굴을 발탁하는 것이 철학인가?
▲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선수들 경기력은 항상 같지 않다. 한단계 더 높은 수준의 경기력 보여주는 선수도 있다. 선수들과 대표팀에 대한 존중, 국가에 대한 책임을 생각한다면 모든 선수의 활약을 주의깊게 지켜보는 것이 의무다. 그 순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를 선발하고 한국유니폼 입고 국가를 대표하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사진] 모레노 체재 첫 대표팀 30인 명단](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14/202609141506772453_6aa792388b7f2.jpeg)
- 앞으로 6경기에 따라 계약연장 여부가 달렸다. 내용과 결과의 균형은 어떻게 잡나?
▲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그러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다. 선수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전달해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하겠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내 경험상 경기내용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승리하는 것은 어려웠다. 결국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우리 축구를 제대로 해야 한다. 첫 순간부터 어떤 선수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려주고, 우리가 뭘 원하는지 설명하겠다. 21일부터 선수들과 첫 대면해서 하겠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