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겸 영화감독 심형래가 영화에 전재산을 투자한 뒤 179억 원의 채무를 떠안고 파산까지 했던 굴곡진 인생사를 털어놨다.
24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영구’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뒤 영화 제작에 뛰어든 심형래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앞서 심형래는 전성기 당시 CF 한 편에 8000만 원을 받고 100편 넘게 촬영했을 정도로 막대한 인기를 누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정적인 삶 대신 영화 제작이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심형래는 “건물을 사서 편안하게 살았어야 한다고 한다. 나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내가 가는 길은 달랐다”고 말했다. 당시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세계 시장에 진출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그는 “내가 끌고 가야 후배들도 따라온다”는 생각으로 특수효과와 CG 기술 개발에 몰두했고, 자신의 전재산까지 영화에 투자했다. 그렇게 한국 SF 영화에 도전했지만 개그맨 출신 감독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과도 싸워야 했다.

심형래는 ‘디워’를 제작할 당시 “전설의 고향을 찍느냐”는 반응부터 “바보가 영화를 찍어서 망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회상했다. 해외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에도 부정적인 시선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결국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심형래는 179억 원의 채무를 떠안고 파산에 이르렀다. 여기에 당뇨와 안면마비까지 겹쳤고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심형래는 “너무 암담했다.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왔다”며 힘겨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가족의 아픔도 이어졌다. 심형래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10년간 집에서 간병했으며, 자신의 파산 소식 이후 어머니의 건강까지 악화돼 치매가 찾아왔다고 전했다. 결국 어머니는 아들의 재기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다시 영화 제작에 나선 심형래는 ‘디워2’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고 싶은 사람 역시 어머니라고 밝혔다. 그는 20여 년 전 만든 자신의 영화가 다시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엄마가 도와주시는 것 같다”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ssu08185@osen.co.kr
[사진] ‘특종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