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혹자는 1억 달러(약 1360억 원)짜리 금메달이라고 한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면서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당기고 대형 계약 가능성을 키웠다는 의미다. 그런데 왜 김도영은 기쁨이 아닌 자책의 인터뷰를 했을까.
김도영은 지난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본과 결승전에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결승타 포함 5타수 2안타 1타점 활약하며 금메달 주역으로 우뚝 섰다. 1회초 1사 1루에서 우전안타로 몸을 푼 뒤 1-1로 맞선 8회초 2사 1, 3루 기회에서 3루수 방면으로 향하는 절묘한 1타점 내야안타로 결승타를 장식했다.
경기 후 만난 김도영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대회 내내 선수단과 팬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자책이 앞섰다. 김도영은 “금메달을 따서 정말 기분이 좋은데 한편으로는 찝찝하다”라며 “감독님께 죄송하고, 코치님들, 동료들, 팬들에게도 너무 죄송하다. 내가 지금보다 조금은 더 잘 칠 거라고 기대를 하셨을 텐데 전혀 보답을 하지 못했다. 많이 죄송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했다.

결승타 상황에 대해서는 “정말 극단적인 생각을 했다. 끝까지 나 스스로를 몰아넣고 계속 혼잣말을 했다. ‘이번 타석에서 결과를 못 내면 그냥 죽어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벼랑 끝에서 결과를 냈다. 생명 연장을 한 거 같아 다행이다”라며 “결과는 좋게 나왔지만, 나한테 실망을 많이 해서 아쉽다.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내가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40홈런 고지를 점령한 김도영. 그러나 일본 사회인 투수 공략이 쉽지 않았다. 그는 “일본 투수들 공이 정말 좋았다. 제구력이 좋았고, 변화구 구사 능력도 좋았다. 그래서 많이 아쉽다. 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거 같은 느낌을 받은 대회였다.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는데 다시 해보고 싶지 않은 경험이고, 그렇지만 또 어떻게든 만회를 해보고 싶다”라며 “다음에 더 성장해서 만회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만회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도영은 이 자리를 통해 자신을 위해 나고야까지 온 부모님과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그는 “부모님이 오셔서 뒷바라지를 해주셨다. 밥을 계속 챙겨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그래서 더욱 금메달로 보답하고 싶었다”라며 “사실 이번 대회 나 자신이 나한테 믿음이 없었는데 팬들은 모르겠다. 나 스스로도 기대가 안 됐는데 꾸준히 응원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이긴 거 같다. 정말 죄송하고, 다음에 꼭 만회하겠다”라고 진심을 표현했다.
김도영은 금메달의 기쁨을 뒤로 하고 소속팀 KIA 타이거즈로 향해 치열한 순위싸움에 뛰어든다. 당장 29일부터 KIA맨으로 복귀하는 그는 “빨리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서 KIA에 꼭 도움이 되겠다. 팀이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 올라가 보겠다”라며 “홈런왕 욕심은 전혀 없다. 지금은 홈런왕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다”라고 오직 KIA를 위해 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