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고 야구부에 경사가 났다. 2016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프로 선수를 배출했다. 한 명의 프로 진출이 가져온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단 전체에 퍼지고 있다.
주인공은 내야수 김건.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으며 진영고 야구부 역사상 첫 프로 선수가 됐다.
진영고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김건은 올 시즌 타율 5할4푼2리(24타수 13안타) 1홈런 10타점 8득점 6도루, OPS 1.649를 기록했다.

최승순 감독은 “온통 축제 분위기다. 야구부 코칭스태프와 선수, 학부모는 물론 재단 전체가 창단 첫 프로 선수 배출을 정말 기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건의 프로 진출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결과가 아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흘린 땀의 결실이라는 게 최승순 감독의 설명이다.
최승순 감독은 “김건이 정말 열심히 했다. 다른 학교에서 우리 학교로 왔을 때만 해도 체격이 마른 편이었다”며 “팀 내 프로 출신 코치들의 조언을 받아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깨닫고 정말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성실한 선수라 성장 속도도 빨랐다. 좋아지는 게 눈에 확 띌 정도였다”며 “그만큼 열심히 했기 때문에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LG에서도 지금처럼 성실하게 노력하고 부상 없이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건의 프로 진출이 더욱 의미 있는 건 진영고 야구부가 걸어온 길 때문이다. 진영고 야구부는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 가운데 글로벌선진학교와 성지고에 이어 세 번째로 창단됐다.

최승순 감독은 아마추어 야구 현장에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선수 시절 추신수, 정근우 등과 함께 1999년 청소년 대표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는 모교 연세대에서 수석 코치를 맡아 오랫동안 선수들을 지도했고, 이후 진영고 코치로 자리를 옮겨 현장에서 선수들과 호흡했다.
진영고 사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그는 2024년 11월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선수단은 20명도 채 되지 않았다. 부상 선수라도 발생하면 정상적인 경기 운영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선수층이 얇았다.
최승순 감독은 선수단의 기틀을 다지는 것부터 시작했다. 선수 확보를 위해 직접 동분서주했고 코칭스태프와 함께 훈련 환경과 육성 체계를 하나씩 정비했다. 그 결과 20명도 되지 않았던 선수단은 현재 40명 규모로 성장했다.
여기에 김건이 창단 첫 프로 지명이라는 결실까지 만들어내면서 진영고 야구부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 그동안 약체 이미지가 강했던 진영고에 첫 프로 선수가 탄생하자 후배들의 눈빛부터 달라졌다.
최승순 감독은 “선수들의 의욕이 넘친다. 바로 옆에서 함께 운동했던 동료가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단순히 창단 첫 프로 선수를 배출했다는 의미를 넘어 그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승순 감독은 이경영 이사장 겸 교장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야구 명문 동산고 출신인 이경영 이사장은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야구부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최승순 감독은 “이경영 이사장님께서 야구부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 지원도 많이 해주시고 현장의 상황을 잘 이해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지도자들의 열정도 빼놓을 수 없다. 진영고 야구부는 최승순 감독을 비롯해 KIA 타이거즈 출신 김창용 수석 코치,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김경민 타격 및 배터리 코치, 강릉고와 강릉영동대에서 투수 코치로 활동했던 오우승 투수 코치가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최승순 감독은 “코치들이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열심히 지도한다. 평소에도 야구 공부를 끊임없이 하는 지도자들”이라며 공을 코칭스태프에게 돌렸다.
오랜 시간 아마추어 현장을 경험한 최승순 감독이 선수들에게 야구 실력만큼 강조하는 게 있다. 바로 ‘선수 이전에 학생’이라는 원칙이다.

그는 “야구도 중요하지만 선수이기 전에 학생이다. 가장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지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힘줘 말했다.
20명도 채 되지 않았던 선수단은 40명 규모로 성장했고 마침내 창단 첫 프로 선수까지 탄생했다. 무엇보다 김건의 LG행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후배들의 가슴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첫 번째가 나왔다. 이제 진영고는 두 번째, 세 번째 프로 선수를 꿈꾼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