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 나올 수 없는 타격감인데 하늘에서 도와준 것 같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맏형’ 최형우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최근 타격감 저하로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지만 승부처에서 터뜨린 대형 홈런 한 방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최형우는 지난달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3-2로 앞선 5회 2사 1,3루 찬스에서 한화 선발 오웬 화이트를 상대로 우중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40m의 대형 아치였다.

한화가 1점 차까지 따라붙은 상황에서 나온 귀중한 추가점이었다. 최형우의 한 방으로 6-2까지 달아난 삼성은 그대로 승리를 지키며 4연승을 질주했다.
최근 타격감을 고려하면 더욱 반가운 홈런이었다. 최형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9월 17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65타수 15안타) 1홈런 10타점 3득점에 그쳤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1할7푼9리(39타수 7안타) 1홈런 6타점 2득점으로 고전했다.

경기 후 만난 최형우도 “타격감이 진짜 안 좋다. 오늘 홈런은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며 “홈런이 나올 수 없는 타격감인데 하늘에서 도와준 것 같다”고 웃었다.
최근 흐름이 좋지 않을 뿐 시즌 전체 성적은 여전히 빼어나다. 12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468타수 145안타) 18홈런 105타점 60득점 OPS 0.870을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최형우는 현재 자신의 타격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시즌을 치르다 보면 슬럼프는 무조건 온다. 최대한 빨리 극복하는 타자가 좋은 타자라고 생각한다. 길게 가져가면 안 된다”며 “저도 슬럼프에 빠지면 빨리 헤쳐나가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한 달 넘게 중심에 맞는 타구가 잘 나오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타격폼의 문제라기보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전체적으로 둔해진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투수의 공에 반응하는 것도 늦어진다”며 “시즌 초반에는 되던 게 지금은 힘들 때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현실과 타협할 생각은 없다. 최형우는 “어떻게든 짜내야 한다. 매 순간 집중해야 한다”며 “이 나이에 이 정도 하면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매일 승부를 해야 한다.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답답한 건 똑같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최근 4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KT 위즈를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KT 역시 좀처럼 패하지 않으면서 격차를 줄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최형우도 KT의 경기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2이닝마다 확인하는데 솔직히 너무 잘한다. 볼 때마다 이기고 있다”며 “짜증이 좀 많이 나긴 한다. 그냥 무조건 이긴다”고 혀를 내둘렀다.
KT가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삼성으로서는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쌓는 게 우선이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결정적인 한 방을 만들어낸 최형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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