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항의문을 가장 많이 보낸 대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유승민(44) 대한체육회장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운영을 돌아보며 남긴 말이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체육회는 대회 내내 항의와 대응에 힘을 쏟아야 했다.
유승민 회장은 4일 일본 나고야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결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상현 선수단장과 김택수 선수단 총감독 등이 함께한 자리에서 선수와 지도자, 지원 인력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반복된 운영 문제를 짚었다.
이번 대회의 문제는 한 분야에 그치지 않았다. 숙박과 수송부터 국가와 국기, 시상식까지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의 기본적인 절차에서 사고가 이어졌다.

마지막까지 달라지지 않았다. 3일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축구 우승 시상식에서는 태극기가 제때 올라가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이 일본을 1-0으로 꺾고 대회 최초의 4연패를 달성한 뒤 애국가를 듣는 동안, 게양대 가운데의 태극기는 정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우승을 축하받아야 할 선수들은 게양대를 가리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유 회장까지 시상에 나선 자리에서 기본적인 국기 게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한국 남자하키 대표팀 경기에서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다. 핸드볼 대표팀 경기에서는 애국가 자체가 나오지 않았고, 근대5종 시상식에서는 한국을 ‘리퍼블릭 오브 차이나’로 잘못 호명했다.
국가를 대표해 출전한 선수들의 자부심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단순한 진행상의 불편으로 넘기기 어려운 사고들이 반복됐다.
이동 문제는 선수들의 준비에도 영향을 줬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일본과 결승전을 치르는 당일 버스가 오지 않아 경기 전 훈련을 취소했다.
남자배구 대표팀은 이누야마시 체육관으로 향하는 공식 셔틀버스에 탔지만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체육관에 도착했다. 잘못된 이동 탓에 예정된 오전 훈련을 하지 못했다.
축구대표팀도 연이어 차질을 겪었다. 지난달 14일에는 감독을 기자회견장으로 데려갈 차량이 숙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날 선수들을 태운 버스는 경기장이 아닌 야구장으로 향했고, 한국과 상대 카타르는 약 30분 늦게 도착했다. 16일에는 회복 훈련을 위한 버스가 배차되지 않아 훈련 시작이 늦어졌다.
숙박시설 문제까지 겹쳤다. 선수들은 경기를 준비하면서 잠자리와 이동부터 걱정해야 했다. 유 회장이 가장 많은 항의문을 보낸 대회로 기억한 배경이다.
개최국의 일부 독자들도 한국의 지적에 공감했다. 재일 스포츠기자 신무광 씨가 야후 재팬에 게재한 한국 선수단 결산 관련 기사에는 "이번만큼은 한국의 말이 맞다. 정말 운영이 형편없었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한국, 항의해주십시오. 일본인으로서 부끄러운 대회 운영이었습니다"라고 적었다. 국가와 국기는 선수들의 자부심이라며 정중한 사과를 요구하는 반응도 나왔다.
유 회장은 이번 경험을 비판으로만 끝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내년 충청권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대한체육회 직원들이 각지에서 이런 문제들을 실제로 경험했다. 한국의 국격에 맞는 대회를 만들기 위해 내년에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자극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이 겪은 불편을 직접 확인한 만큼, 국내에서 개최하는 국제대회에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항의의 경험을 운영 개선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운영 사고 속에서도 경기에 집중한 선수들에게는 감사를 전했다. 유 회장은 선수단이 외부의 문제에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경쟁했다고 평가했다. 크고 작은 대회 운영 문제에도 선수단 내부에서는 사고나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하며 체육회와 종목별 지원 인력의 노고도 언급했다.
한국 선수단이 돌아볼 과제 역시 짚었다. 일부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병역 혜택 관련 발언과 행동이 논란을 낳은 부분이다.
유 회장은 선수촌에서 교양교육과 소셜 미디어 사용법, 인터뷰 대응 등을 교육하고 있지만 개별 선수들의 돌발 발언까지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마다 개성 있는 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표현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을 통해 어린 선수들도 배우고 느낀 점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대표선수다운 품위와 품격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방법을 모색하고, 상황에 맞는 자세를 전달하는 데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의 결산에는 두 가지 과제가 담겼다. 선수들의 경기 준비와 우승의 순간까지 흔든 대회 운영에는 책임을 요구했고, 한국 선수단의 부적절한 표현에는 교육과 개선을 약속했다.
태극기가 제때 올라가지 못한 마지막 시상식까지, 대한체육회의 항의는 끝나지 않았다. 유 회장은 그 경험을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의 준비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항의한 대회에서 얻은 교훈을, 다음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불편을 겪지 않을 운영으로 증명해야 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