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재희와 배찬승이 지난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이재희는 2021년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거뒀고 배찬승은 데뷔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오른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지난 7월 3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이재희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7월 29일 대구 KIA전 이후 69일 만이었다.
4-4로 맞선 7회 선발 장찬희와 임기영에 이어 삼성의 세 번째 투수로 나선 이재희는 첫 타자 김태군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하주석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박정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삼성 타선도 곧바로 힘을 보탰다.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계범이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5-4로 앞서 나갔다. 이재희의 데뷔 첫 승 가능성도 커졌다.
1점 차 리드를 지켜야 하는 9회에는 좌완 배찬승이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 김재윤의 광배근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배찬승에게 데뷔 첫 세이브 기회가 찾아왔다. 덕아웃에 있던 김재윤이 배찬승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중계 화면에 잡혔다.
첫 타자 나성범과의 승부에서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나성범의 큼지막한 타구가 좌측 방향으로 뻗어 나갔지만 좌익수 박승규가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아냈다. 배찬승에게 큰 힘이 된 호수비였다.
한 고비를 넘긴 배찬승은 대타 황대인을 슬라이더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데 이어 김호령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삼성의 5-4 승리를 지키며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배찬승은 9월 이후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도 이어갔다.

데뷔 첫 승을 거둔 이재희는 경기 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뒷이야기를 전했다. 마지막 공을 배찬승이 자신에게 양보했다는 것.
이재희는 “(배)찬승이가 데뷔 첫 승이 더 중요하다며 공을 양보해줬다”며 “오늘 컨디션이 엄청 좋은 건 아니었지만 부상 복귀 후 생각도 많이 하고, 하고 싶은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는데 생각했던 게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팬으로 잘 알려진 이재희는 최근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챙겨보며 마운드에 임하는 생각도 달라졌다.
그는 “요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기를 챙겨보면서 ‘마운드에 오르면 재미있게 해보자. 친다고 다 안타가 되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69일 만의 1군 등판을 준비하는 동안 자신의 투구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이재희는 “그동안 너무 쫓기면서 아무 생각 없이 했던 것 같다. 어떤 걸 던져야 하고 타자 반응을 보면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많이 생각했다”며 “시뮬레이션했던 걸 1군 마운드에서 복기하며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동안 팀에 도움도 되지 못하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이제부터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찬승은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뒤 박승규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데뷔 첫 세이브를 거두게 돼 기쁘다. 첫 타자가 위험했지만 (박)승규 형의 도움이 있었기에 후속 타자를 잘 처리할 수 있었다. 승규 형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나성범의 타구가 크게 뻗는 순간에는 배찬승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타구가 잡힌 뒤 그때부터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고 했다.

첫 세이브 기회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평소처럼 던지는 데 집중했다. 배찬승은 “나가기 전에 그전에 던졌던 걸 생각하면서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카운트를 빨리 잡고 잘 풀어나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부담이 많이 있었는데 한 번쯤은 세이브를 하고 싶었다.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돼 좋다. 형들이 축하도 많이 해주셨다”며 “좀 더 성장하는 투수가 되도록 매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재희는 복귀전에서 기다렸던 프로 첫 승을 거뒀고 배찬승은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삼성의 승리와 함께 두 투수에게도 오래 기억될 ‘첫 기록’이 남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