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이 더 중요하니까” 데뷔 첫 세이브 기념구 양보한 배찬승…이재희와 함께 만든 잊지 못할 첫 기록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6.10.07 11: 10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재희와 배찬승이 지난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이재희는 2021년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거뒀고 배찬승은 데뷔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오른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지난 7월 3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이재희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7월 29일 대구 KIA전 이후 69일 만이었다.
4-4로 맞선 7회 선발 장찬희와 임기영에 이어 삼성의 세 번째 투수로 나선 이재희는 첫 타자 김태군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하주석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박정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삼성 라이온즈 배찬승 050 2026.05.22 / foto0307@osen.co.kr

삼성 타선도 곧바로 힘을 보탰다.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계범이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5-4로 앞서 나갔다. 이재희의 데뷔 첫 승 가능성도 커졌다.
1점 차 리드를 지켜야 하는 9회에는 좌완 배찬승이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 김재윤의 광배근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배찬승에게 데뷔 첫 세이브 기회가 찾아왔다. 덕아웃에 있던 김재윤이 배찬승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중계 화면에 잡혔다.
첫 타자 나성범과의 승부에서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나성범의 큼지막한 타구가 좌측 방향으로 뻗어 나갔지만 좌익수 박승규가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아냈다. 배찬승에게 큰 힘이 된 호수비였다.
한 고비를 넘긴 배찬승은 대타 황대인을 슬라이더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데 이어 김호령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삼성의 5-4 승리를 지키며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배찬승은 9월 이후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도 이어갔다.
데뷔 첫 승을 거둔 이재희는 경기 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뒷이야기를 전했다. 마지막 공을 배찬승이 자신에게 양보했다는 것.
이재희는 “(배)찬승이가 데뷔 첫 승이 더 중요하다며 공을 양보해줬다”며 “오늘 컨디션이 엄청 좋은 건 아니었지만 부상 복귀 후 생각도 많이 하고, 하고 싶은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는데 생각했던 게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팬으로 잘 알려진 이재희는 최근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챙겨보며 마운드에 임하는 생각도 달라졌다.
그는 “요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기를 챙겨보면서 ‘마운드에 오르면 재미있게 해보자. 친다고 다 안타가 되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69일 만의 1군 등판을 준비하는 동안 자신의 투구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이재희는 “그동안 너무 쫓기면서 아무 생각 없이 했던 것 같다. 어떤 걸 던져야 하고 타자 반응을 보면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많이 생각했다”며 “시뮬레이션했던 걸 1군 마운드에서 복기하며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동안 팀에 도움도 되지 못하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이제부터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찬승은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뒤 박승규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데뷔 첫 세이브를 거두게 돼 기쁘다. 첫 타자가 위험했지만 (박)승규 형의 도움이 있었기에 후속 타자를 잘 처리할 수 있었다. 승규 형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나성범의 타구가 크게 뻗는 순간에는 배찬승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타구가 잡힌 뒤 그때부터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고 했다.
첫 세이브 기회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평소처럼 던지는 데 집중했다. 배찬승은 “나가기 전에 그전에 던졌던 걸 생각하면서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카운트를 빨리 잡고 잘 풀어나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부담이 많이 있었는데 한 번쯤은 세이브를 하고 싶었다.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돼 좋다. 형들이 축하도 많이 해주셨다”며 “좀 더 성장하는 투수가 되도록 매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재희는 복귀전에서 기다렸던 프로 첫 승을 거뒀고 배찬승은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삼성의 승리와 함께 두 투수에게도 오래 기억될 ‘첫 기록’이 남았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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