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아닌 고의 의혹' 태극기 게양 담당은 日 자위대..."일본의 신뢰 걸린 문제" 자국서도 비판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10.07 11: 28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지만, 태극기는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의 우승 시상식에서 발생한 국기 게양 사고와 관련해 당시 게양을 담당한 곳이 일본 육상자위대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 5일 "남자축구 결승전 직후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제대로 게양되지 않은 문제와 관련해 당시 국기 게양을 담당한 곳이 육상자위대 제10사단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전했다. 제10사단은 나고야시에 주둔하고 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엄지성의 결승골로 개최국을 제압하고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미쳤다! 엄지성(24, 스완지 시티)이 결승골로 한국축구를 살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남자축구대표팀은 3일 오후 7시 30분 나고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6 결승전에서 엄지성의 결승골이 터져 숙적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지 못하고 있다.      2026.10.03 /  soul1014@osen.co.kr

2014 인천 대회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까지 네 차례 연속 정상에 올랐다. 최근 세 차례 대회에서는 모두 결승에서 일본을 꺾었다.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그 성과를 누려야 할 순간에 문제가 터졌다.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왔지만 가운데 게양대에 걸린 태극기는 제때 올라가지 않았다. 게양을 맡은 관계자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장치를 다루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선수들도 게양대 쪽을 가리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결국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태극기는 맨 위에 도달하지 못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나왔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까지 시상에 참여한 자리에서 우승국의 국기가 정상적으로 게양되지 않은 것이다.
주장 이기혁은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시상식은 축하해 줘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태극기도 하나 제대로 펼쳐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도 그렇고, 여기까지 응원 와주신 팬들도 불만스러우시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사고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육상자위대 제10사단은 "조직위에서 답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고, 대회 조직위원회 담당자는 "현재 원인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고의성을 의심하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게양 담당 기관이 확인됐다는 사실만으로 사고가 의도적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확인해야 할 것은 태극기가 정상적으로 올라가지 않은 원인과 운영 책임이다.
이번 사고를 단발성 실수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앞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한국 남자하키 대표팀 경기에서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다. 핸드볼 대표팀 경기에서는 애국가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 근대5종 시상식에서는 한국을 ‘리퍼블릭 오브 차이나’로 잘못 호명하는 일도 발생했다.
국가를 잘못 틀고, 국가명을 잘못 부른 데 이어 우승 시상식의 국기마저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국가를 대표해 출전한 선수들에게 기본적으로 보장돼야 할 절차에서 사고가 이어졌다.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이 개최국 일본을 꺾고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역사상 처음 열린 결승 한일전의 승자는 한국이었다.니콜라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 일본 나고야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에서 일본을 65-57로 제압했다.대표팀 선수들이 셀카를 남기고 있다     2026.09.20 / soul1014@osen.co.kr
이동 문제도 선수들의 대회 준비를 방해했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일본과 결승전을 치르는 당일 공식 버스가 오지 않아 경기 전 훈련을 취소했다. 남자배구 대표팀은 이누야마시 체육관으로 이동하려고 셔틀버스에 탔지만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체육관에 도착했다. 잘못된 이동으로 예정된 오전 훈련이 무산됐다.
남자축구대표팀도 연이어 불편을 겪었다. 지난달 14일에는 감독을 기자회견장으로 데려갈 차량이 숙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날에는 경기장으로 향하던 버스가 야구장으로 잘못 이동하면서 한국과 상대 카타르가 약 30분 늦게 도착했다. 16일에는 회복 훈련을 위한 버스가 배차되지 않아 훈련 시작이 늦어졌다.
선수들이 경기뿐 아니라 이동과 훈련 일정까지 걱정해야 했던 대회였다.
유승민 회장은 4일 나고야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한국 선수단 총괄 기자회견에서 "대한체육회가 항의문을 가장 많이 보낸 대회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개최국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재일 스포츠기자 신무광 씨는 4일 야후 재팬에 게재한 글에서 한국 선수단의 기자회견과 반복된 운영 문제를 조명했다. 해당 기사 댓글에는 한국의 항의에 공감하며 일본 측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하는 반응이 달렸다.
한 이용자는 "이번만큼은 한국의 말이 맞다. 정말 운영이 형편없었다고 생각한다. 반성은 당연하고 책임자에 대한 처분도 검토해줬으면 할 정도"라고 적었다. 앞으로 아이치현과 나고야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중단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한국, 항의해주십시오. 일본인으로서 부끄러운 대회 운영이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입니다"라고 썼다.
이어 "국가와 국기는 국민을 대표해 싸우는 선수들의 자부심이다. 어느 나라든 그 마음은 같다"라고 강조하며 운영 측의 정중한 사과를 요구했다.
실수의 빈도를 지적한 반응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이렇게 많은 실수가 계속되는 것은 비정상이다. 실수는 일어날 수 있지만 개별 내용도 너무 이상하고, 무엇보다 너무 많다"라고 비판했다.
미쳤다! 엄지성(24, 스완지 시티)이 결승골로 한국축구를 살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남자축구대표팀은 3일 오후 7시 30분 나고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6 결승전에서 엄지성의 결승골이 터져 숙적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나오는 동안 게양되지 못한 태극기가 뒤늦게 게양되고 있다.      2026.10.03 /  soul1014@osen.co.kr
다른 이용자는 "일본의 신뢰에도 관련된 중대한 문제다. 국제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 책임자는 설명 책임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일부 댓글을 일본 여론 전체로 확대할 수는 없다. 다만 개최국 독자들 사이에서도 국가와 국기 관련 사고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과 운영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한국 측은 이번 경험을 향후 대회 준비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회장은 내년 충청권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언급하며 "한국의 국격에 맞는 대회를 만들기 위해 내년에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자극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운영 문제 속에서도 경기에 집중한 선수들과 지도자, 지원 인력에게는 감사를 전했다. 선수단 내부에서는 사고나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하며 현장에서 대응한 체육회와 종목별 지원 인력의 노고도 평가했다.
한국 선수들은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을 완성했다. 그러나 개최 측은 그 우승을 기념하는 국기 게양조차 정상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담당 기관이 육상자위대였다는 보도 이후에도 사고 원인에 대한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의 금메달 순간을 훼손한 사고에 필요한 것은 명확한 경위와 책임 있는 답변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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