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은 잊어라! 병역 면제 자축" 英 유력지도 조롱...韓 축구 '군 면제 자랑 논란'에 뼈 있는 지적→"군복 피한 기쁨 못 감췄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10.15 19: 26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나온 일부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의 경솔한 언행이 영국까지 퍼져나갔다. 영국 유력지도 군 복무를 피한 기쁨부터 앞세운 한국 선수들을 대놓고 꼬집었다.
영국 '더 타임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금메달은 잊어라, 우승한 축구선수들은 병역 면제를 자축했다. 한국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내며 군 복무 면제 혜택을 얻었다. 그러나 이들의 세리머니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며 한국 축구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우승 직후 불거진 군 면제 논란을 조명했다.
이어 매체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을 때는 열광적인 승리의 순간이었다. 23세 이하 대표팀이 대회 4연패를 달성했고, 과거 한국을 식민 지배했던 일본을 꺾었기에 더욱 달콤했다"라며 "그러나 젊은 선수들에게는 단순한 스포츠에서의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고 짚었다.

[사진] 박승수 소셜 미디어.

특히 선수들이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확보한 뒤 보인 반응에 주목했다. 더 타임스는 "젊은 축구선수들은 거의 2년 동안 이어질 이른 아침 기상과 가려운 군복, 반복적인 훈련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표현했다.
미쳤다! 엄지성(24, 스완지 시티)이 결승골로 한국축구를 살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남자축구대표팀은 3일 오후 7시 30분 나고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6 결승전에서 엄지성의 결승골이 터져 숙적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경기종료 금메달 확정한 축구대표팀이 기뻐하고 있다.     2026.10.03 /  soul1014@osen.co.kr
이민성 감독이 이끈 한국 남자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축구가 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기쁨에 취한 일부 선수들의 언행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양민혁은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메달이냐 트로피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정말 저희가 보상받는 건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것 하나만 보고 경기했다"고 말했다.
주장 이기혁도 금메달을 들어 올리며 "저 군대 안 갑니다"라고 활짝 웃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승수는 소셜 미디어에 전역모를 쓰고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선수들은 빠르게 사과했지만, 후폭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해외 언론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행동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양새다. 더 타임스는 이들의 행동을 설명하면서 '자랑질(gloat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논란이 커진 뒤 사과가 이어졌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사진]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캡처.
병역특례 제도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했다. 한국은 1973년부터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거둔 체육인과 클래식 음악 등 예술 분야 수상자에게 병역 혜택을 부여해 왔다. 이들이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만큼 전성기에 약 2년간 경력을 중단하도록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방탄소년단(BTS)이다. 더 타임스는 "이 문제는 한국의 가장 큰 문화 수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K팝 스타 BTS의 사례를 둘러싸고 집중적으로 부각됐다"며 "절충안이 마련됐다. 한국의 이미지와 경제에 기여한 대중음악 스타들이 30세까지 군 복무를 연기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BTS 멤버 7명은 모두 군 복무를 마쳤다. 해당 문제는 국내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김병주 의원은 지난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일부 축구선수들의 경솔한 언행을 언급하며 BTS와 비교했다.
당시 김 의원은 "(국민의) 61%가 국위선양을 위해 BTS의 병역을 면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는데도 (군대에) 갔다. BTS는 군대에 갔다 와서 국위선양을 더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팀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소영 병무청장은 "BTS 멤버 전원이 병역을 이행함으로써 병역의 공정성과 국민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다"라고 답했다.
미쳤다! 엄지성(24, 스완지 시티)이 결승골로 한국축구를 살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남자축구대표팀은 3일 오후 7시 30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6 결승전에서 엄지성의 결승골이 터져 숙적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경기종료 후 양민혁이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6.10.03 /  soul1014@osen.co.kr
이번 사태는 병역특례 제도 자체를 둘러싼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홍소영 청장은 "최근 아시안게임과 관련해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병무청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병역을 이행하고 있는 젊은 청년들이 받았을 상실감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참 철없는..."이라고 말을 잇지 못하며 "이 제도를 더욱 공정하게 만들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다고 생각한다. 시대상에 따라 병역 개념과 공정에 대한 가치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축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더 타임스는 "논쟁에서 병역 면제 대상을 확대하려는 쪽이 아니라 축소하려는 쪽이 승리했다. 이는 젊은 축구선수들의 행동보다는 인구 구조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한 수준의 저출산과 징집 대상 인구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도 병역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감축 및 폐지를 검토 중이다. 더 타임스는 "한국 병무청에 따르면 20세 남성 인구는 2040년 약 14만 3000명, 그로부터 3년 뒤에는 약 12만 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라며 "병무청은 현재 이 제도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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