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는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가 한국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거듭났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의 이야기다. 올 시즌 41홈런을 터뜨린 오스틴의 활약에 미국 현지 언론도 주목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식을 '레드버드 랜츠'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잊힌 전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외야수가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오스틴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했다.
이 매체는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 올해의 선수에서 메이저리그 실패를 거쳐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거듭나기까지 오스틴은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걸어왔다”며 “세인트루이스 역시 그 여정의 한 부분이었다”고 전했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마이애미의 지명을 받은 오스틴은 빅리그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마이애미에서 보낸 첫 두 시즌 동안 타율 2할2푼3리, OPS 0.656에 그쳤다.

2020년 1월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해 팔꿈치 부상까지 겹치며 3경기 출전에 그쳤고, 2021년에도 22경기에서 타율 2할3푼3리, OPS 0.742를 기록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외야에는 타일러 오닐, 해리슨 베이더, 딜런 칼슨 등이 버티고 있었다. 라스 눗바와 레인 토머스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오스틴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웨이버 공시를 거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렇게 메이저리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오스틴은 한국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LG 입단은 전환점이었다. 외야수에서 1루수로 자리를 옮긴 오스틴은 2023년 타율 3할1푼3리, OPS 0.893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24년에는 타율 3할1푼9리, OPS 0.957로 한층 발전했고 지난해에도 타율 3할1푼3리, OPS 0.988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3년간 홈런 86개를 터뜨리며 LG의 중심 타자로 자리 잡았다. 2023년과 2025년에는 팀의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올 시즌에는 자신의 한계를 다시 한번 넘어섰다. 타율 3할3푼1리, 41홈런에 OPS 1.062를 기록하며 리그 OPS 1위에 올랐다. 마이너리그 시절 한 시즌 최다 홈런이 2019년 트리플A에서 기록한 18개였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띄는 성과다.
이 매체는 “LG는 오스틴을 외야에서 1루로 옮겼고 그는 한국에서 완전히 달라진 선수가 됐다”며 “앞선 세 시즌의 활약은 2026년을 위한 준비 과정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오스틴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월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된 사이 세 살 아들 댈러스와 공을 주고받다가 아들이 던진 공에 맞는 장면이 SNS를 통해 알려지며 미국 팬들에게도 웃음을 안겼다.
‘레드버드 랜츠’는 오스틴의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선을 보냈다. 33세라는 나이와 과거 빅리그에서의 입지를 고려하면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벤치 자리를 노리기보다 이미 성공을 거둔 곳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편을 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세인트루이스 시절 오스틴은 메이신 윈에 앞서 등번호 0번을 달았던 선수 정도로 기억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쌓아 올린 성과는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이 매체는 “오스틴이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KBO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은 충분히 찬사를 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빅리그에서 잊혀 가던 외야수는 한국에서 우승 반지 두 개를 손에 넣었고, 이제는 한 시즌 40홈런을 넘어서는 거포로 성장했다. 오스틴에게 한국행은 선수 생활의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