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최초 5회 제패 '철벽' 김민철 "포기하려던 순간 있었지만, 마음 편하게 먹고 우승까지"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6.10.18 18: 27

'철벽' 김민철이 마침내 ASL 역사에 찬란한 방점을 찍었다. 최초 통산 5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거머쥔 그는 벅찬 감회 속에 묵직한 속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한때 무대를 등지려 할 만큼 거센 좌절에 부딪히기도 했으나, 오히려 모든 걸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마주한 순간이 대기록이라는 결실로 환하게 피어났다.
김민철은 17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특설무대에서 열린 ASL 시즌22 결승전 유영진과 경기에서 엎치락 뒤치락 동점을 세 번이나 주고받는 초접전 끝에 짜릿한 세트 스코어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김민철은 ASL 무대 역대 최초 통산 5회 우승이라는 위대한 대기록의 금탑을 쌓아 올렸다.
내달리는 전차처럼 다전제 15연승이라는 압도적인 가도를 달린 김민철. 연승을 지탱하는 단단한 힘을 묻자 그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 "신기하게도 다전제 무대에서는 세트를 내주더라도 정신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더라고요. 다음 판에만 온전히 몰입할 수 있으니 멘탈이 흔들릴 틈조차 없었죠."

유영진과의 피를 말리는 공방전 속, 가장 뜨거웠던 5세트 '아이올로스'의 비하인드도 생생하게 털어놓았다. 상대가 비장의 무기로 꺼내 든 '3스타포트' 작전에 대해 그는 "이미 뼛속까지 예상하고 철저하게 맞춤 연습을 파고들었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어 "5세트를 따내는 순간 '이번에야말로 진짜 우승이구나' 싶었지만, 곧바로 세트를 내주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바짝 긴장추를 당겼다"고 당시의 팽팽했던 긴장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을 향한 그의 질주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아이스링크장이라는 웅장한 야외 무대에서 반드시 승리의 포효를 내지르겠다는 집념이 온몸의 세포를 깨웠다. 김민철은 "다전제에 올라타고 나서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24강이나 16강 같은 초입부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아슬아슬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지난 시즌들에서 쓴맛을 보며 속절없이 미끄러졌을 때 치밀어 오른 자존심이 오늘을 일궈낸 가장 매서운 채찍질이었다"고 뼈 있는 목소리를 냈다. 완벽한 컨디션을 품기 위해 평소의 늦잠꾸러기 패턴을 단칼에 끊어내고 새벽같이 눈을 뜨며 피나는 자기관리를 새겨 넣었다고 덧붙였다.
야외 무대가 선사한 뜨거운 환호에 온몸이 짜릿해졌다는 그는 벌써부터 더 거대한 무대를 겨냥하고 있었다. "오늘 찾아주신 천여 명의 함성도 가슴을 울렸지만, 다음에는 이보다 두세 배에 달하는 이삼천 명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뛰어보고 싶습니다. 더 멋진 플레이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겠다는 욕심이 불쑥 솟구치죠." 차기 시즌을 향한 각오를 묻자 그는 "내가 엉덩이 붙이고 치열하게 달리기만 한다면 저번처럼 씁쓸하게 낙마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단히 못 박았다.
끝으로 그는 진심을 담아 고마운 얼굴들을 호명했다. 유일한 라이벌로 박상현을 지목하며 "우리가 식지 않는 열정을 품고 부딪힌다면 앞으로도 정상의 자리를 몇 번이고 더 꿰찰 수 있을 것"이라고 눈빛을 반짝였다. ASL 통산 5회에 머무르지 않고 "기회가 닿는다면 20회까지 시원하게 채워보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내뱉은 그는 뒤에서 함께 구슬땀을 흘린 연습 파트너들의 이름을 한 명씩 꾹꾹 눌러 담아 깊은 감사를 건넸다.
"한때는 ASL 무대를 영영 떠날까 싶을 만큼 캄캄했지만,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내니 비로소 길이 열리더라고요. 오랜만에 야외 무대에서 뜨겁게 성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명승부로 보답하겠습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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