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달러의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왔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주전 유격수로 재기를 노렸던 김하성이 부상과 타격 부진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낸 가운데, 현지 매체가 김하성의 올 시즌 성적에 대해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메이저리그 최악의 선수라는 불명예를 가까스로 피했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애틀랜타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배터리 파워’는 20일(이하 한국시간) 김하성의 올 시즌을 결산하며 “2026년 메이저리그 최악의 선수가 되는 것을 가까스로 피했다”고 평가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9월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웨이버 공시를 통해 애틀랜타로 이적한 뒤 24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3홈런을 기록하며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를 바탕으로 1600만 달러의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섰고, 유격수 보강이 절실했던 애틀랜타는 지난해 12월 김하성과 1년 20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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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의 기량을 되찾아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했다. 김하성을 주전 유격수로 낙점하고 새롭게 영입한 마우리시오 듀본을 여러 포지션에서 활용하는 구상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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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예상치 못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김하성은 계약 후 약 한 달 만에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오른손 중지 힘줄을 다쳤고, 오랜 재활 끝에 복귀했지만 좀처럼 제 기량을 찾지 못했다.
5월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뒤에도 타격 부진이 이어졌고, 7월 초에는 같은 손가락에 염증이 생겨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8월 3일 복귀한 뒤에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메이저리그에 머물렀으나 주전 자리를 되찾지는 못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51경기에서 타율 1할1푼6리, 출루율 2할1푼9리, 장타율 1할4푼에 그쳤다. 타격 생산성을 나타내는 조정 득점 창출력(wRC+)은 7에 불과했고, 팬그래프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fWAR)도 -1.2에 머물렀다.
'배터리 파워'는 “김하성의 올 시즌을 설명하면서 ‘악몽’이라는 표현조차 부족할 정도였다. 이보다 더 나쁘게 흘러가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김하성은 올 시즌 14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wRC+와 기대 가중출루율(xwOBA)을 기록했다. 강점으로 꼽혔던 수비에서도 스탯캐스트 기준 평균 대비 3점을 더 내주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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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인상적인 순간도 있었다. LA 다저스전에서는 동점 상황에서 2사 1, 2루의 기회를 맞아 대타로 등장해 7구 승부 끝에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3안타를 몰아쳤고, 9월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는 연장 11회 동점 적시타에 이어 끝내기 득점까지 올렸다.
하지만 몇 차례 결정적인 활약만으로 시즌 전체의 부진을 만회하기는 어려웠다. 포스트시즌에서도 8타석 동안 wRC+ 20에 그치며 반등하지 못했다.
이제 관심은 김하성의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올 시즌을 끝으로 애틀랜타와의 1년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지난해와 같은 대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파워'는 “김하성이 다시 2승 수준의 WAR을 기록하는 선수로 돌아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음 시즌 그라운드에 나설 때는 마지막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지 최소 3년이 지난 시점이 된다. 어떻게 반등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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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규모에 대해서는 더욱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매체는 “이번에는 적어도 2000만 달러를 받지 못할 것이다. 현시점에서 어느 구단이 김하성에게 500만 달러 이상을 보장할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애틀랜타 잔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팀 내 확실한 유격수 대안이 부족한 데다 듀본 역시 FA 시장에 나서는 만큼 재계약 여지는 남아 있다. 월트 와이스 감독도 부진 속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팀을 먼저 생각한 김하성의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그럼에도 배터리 파워는 애틀랜타가 김하성과 다시 손잡기보다 새로운 대안을 찾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1년 전 2000만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던 김하성은 이제 자신의 경쟁력을 처음부터 다시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부상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뒤로하고 예전의 공수 능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다음 계약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