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든 지지할게.”
2년 전 가을, 제이크 바우어스(31)는 밀워키 브루어스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마이너리그로 이관된 뒤 FA로 나왔다. 그해 타율 1할대(.199)에 그친 그에게 관심을 보인 팀이 없었고, 바우어스는 진지하게 은퇴를 고민했다. 당시까지 통산 51홈런을 친 커리어와 20대 후반 나이를 감안하면 한국이나 일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지만 그럴 생각도 없었다.
5시즌 동안 5개 팀을 오간 바우어스는 야구를 하는 것에 지쳐 있었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지상파 ABC 방송사의 대표 아침 뉴스쇼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한 바우어스는 그 시절을 떠올리며 “많이 지친 상태였다. 딸이 태어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FA가 됐지만 내게 관심을 보인 팀이 없었고, 야구를 그만두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방송에 같이 출연한 바우어스의 아내 로렌은 “내 대답은 언제나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든 지지할게’였다. 난 교사 경력이 있었고, 언제든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아직 우리 차고의 절반은 교사 시절 쓰던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며 자신이 학교로 복직해 일을 할 테니 남편이 야구를 그만두고 딸을 돌보며 전업 주부 역할을 해도 좋다고 했다.
바우어스는 에이전트를 통해 은퇴 결심을 알렸지만 얼마 뒤 로렌의 둘째 임신 소식을 듣곤 마음을 바꿨다. 아들을 임신하면서 당장 일을 하기가 어려워진 아내는 남편에게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유했다. MLB 건강 보험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바우어스는 야구를 그만둘 수 없었다. 사실 마음속으로 야구를 완전히 놓지 못했는데 생계를 명분으로 내려놓으려던 배트를 다시 잡았다.
![[사진] 밀워키 제이크 바우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2/202610221244777848_6ad9ef9f6190a.jpg)
바우어스는 “다시 야구를 하게 된다면 이전과 다르게 하겠다고 결심했던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나 자신과 아내,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약속하고, 그 결심을 지키기로 한 순간부터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어떤 일이 일어나든 매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돌아봤다.
2025년 1월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다시 밀워키와 손을 잡은 바우어스는 1루와 코너 외야에서 플래툰으로 쏠쏠하게 활약한 뒤 올해는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했다. 144경기 타율 2할6푼6리(477타수 127안타) 26홈런 86타점 OPS .874 활약하며 밀워키의 리그 전체 최고 승률을 이끌었다.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선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1홈런 6타점 OPS .983로 활약하며 밀워키의 4전 전승 스윕을 견인, 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2차전에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12구까지 끈질긴 승부 끝에 얻은 볼넷으로 강판을 이끌어내더니, 3차전에선 블레이크 스넬에게 11구를 뽑아내며 터뜨린 역전 결승 투런포로 다저스를 무너뜨렸다.
![[사진] 밀워키 제이크 바우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2/202610221244777848_6ad9ef9feddf1.jpg)
고교 시절부터 연인이었던 아내는 남편에게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 3차전 승리 후 ‘MLB.com’과 인터뷰에서 로렌은 “15~16살에 남편이 고교 주니어 대표팀을 할 때부터 알고 지내며 지금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충분히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 활약이 믿기지 않지만 항상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로렌은 “남편이 은퇴를 고민하던 때가 몇 번 있었다. (2021년) 클리블랜드에서 양도 지명(DFA) 됐을 때부터 코스타리카나 그리스로 이민을 가고 싶다고 했다. 많이 우울해하던 시기에 무심코 던진 말 중 하나였지만 난 남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었다. 우리는 한 팀이니까”라고 말했다. 바우어스는 “아내는 내가 계속 나아갈 수 있게 기회를 주며 모든 방법으로 지지해줬다. 항상 쉽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아내는 늘 나의 곁을 지켜줬다”며 고마워했다.
2년 전 사라질 뻔한 선수가 지금은 미국 대표 아침 뉴스쇼에도 부부가 동반 출연하며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생애 첫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있는 바우어스는 자신의 야구 인생 여정에 대해 “완벽했다고 말하고 싶다.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가 많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멀리서 되돌아보면 모든 일은 일어날 이유가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가 남편에게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건 따로 있다. 로렌은 “홈런 치는 모습도 멋있지만 집에 돌아와 아이들을 공중에 번쩍 들어올리며 놀아주는 남편의 모습이 가장 좋다”며 “MLB 건강 보험 혜택도 우리 가족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웃었다. 월드시리즈를 마치면 FA가 되는 바우어스에겐 큰돈을 손에 넣을 기회도 기다리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밀워키 제이크 바우어스가 NLCS MVP 수상 후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2/202610221244777848_6ad9efa05be2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