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우를 한다고 했지만, 결국 잡음만 키운 꼴이 됐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새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 롯데는 24일 오전, 3년 계약을 맺었떤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지난 12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 지 12일 만이었다. 공식 발표는 24일이었고 롯데가 김태형 감독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통보한 것은 하루 전인 23일로 알려젔다.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 한국시리즈 7년 연속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김태형 감독은 2023년 10월, 롯데와 3년 24억원 계약을 맺었다. ‘두산맨’ 이미지가 강한 김태형 감독은 2022년 두산과 계약이 만료된 이후 1년 간 해설위원으로 활동했고 곧바로 현장으로 돌아왔다.


2017년 이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던 롯데의 가을야구 잔혹사를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끊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과 롯데의 3년 동행은 결국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의 롯데는 3년 연속 7위에 머물렀다. 가을야구 진출 실패의 시간은 9년으로 늘어났다. 김태형 감독도 롯데의 가을야구 잔혹사를 끊어내지 못했다. 롯데 재임 3년간 432경기 196승 223패 13무 승률 4할6푼8리의 성적.
김태형 감독과 롯데 입장에서는 지난해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8월 초까지 정규시즌 3위에 자리 잡으면서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의 손에 넣는 듯 했다. 그러나 거짓말 같은 13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롯데는 가을야구 초대장을 다시 한 번 받지 못했다.
‘윈나우형’ 감독이었던 김태형 감독이었지만 롯데의 전력은 리툴링을 넘어서 리빌딩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김태형 감독은 없는 살림에서도 팀을 어떻게든 꾸려나갔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팀을 감독의 역량으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외부 영입은 필수적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롯데는 외부 보강을 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 재임 시기 대형 FA 영입은 없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FA 대어급 영입에 나서려고 했지만 끝내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에게 투자를 하지 않았던 부채의식 때문인지, 롯데는 김태형 감독의 경질 없이 3년 계약 기간을 모두 채웠다. 성적으로는 경질이라는 결단을 내려도 할 말이 없지만, 구단은 시즌 끝까지 동행을 했다. 그리고 재계약 논의 대상에도 올려놓았다. 정규시즌 최종전 시점까지 김태형 감독은 구단 혹은 그룹의 언질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갔다. 김태형 감독도 확답을 받지 못한 채, 롯데와 불편한 동행이 이어졌다. 감독에 대한 예우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예우라고 표현할 만한 결말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롯데가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서 구단을 둘러싼 무수한 루머들이 등장했다. 김태형 감독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도 늦었고 새 감독 선임 절차도 속도전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현재 야인인 야구인들과 다른 구단 지도자들 몇몇이 롯데의 감독과 단장 자리에 한 번씩 앉았다가 내려갔다.
심사숙고한다는 이유로 시간이 길어졌지만, 장고를 둔다고 바람직한 결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었다. 가을야구가 또 다시 무산되면서 새로운 시즌을 빠르게 준비해야 할 롯데는 2027년 시즌을 누구보다 늦게, 또 어수선하고 잡음만 가득한 채 준비하게 됐다.
일단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선택을 내리면서 새 감독 선임 절차도 속도를 밟을 수 있게 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