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 e스포츠 팀들의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사업이 단순한 게이밍 공간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팬 접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T1과 젠지, 농심까지 대형 플래그십 PC방과 복합 문화 공간을 통해 브랜드 파워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새로운 아지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순하게 게임을 즐기기 위한 공간이 아닌 모니터 화면 속에서 치열하게 마우스를 쥐고 경기를 치르던 선수의 흔적이, 내가 앉은 자리 바로 옆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경기장이 아니면 마주하기 힘들었던 프로 선수의 체온과 정체성이 일상의 공간으로 성큼 걸어 들어왔다. 이제는 게임을 즐기는 대여 공간의 경계를 넘어, e스포츠 팬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새로운 오프라인 아지트가 조용히 판을 바꾸고 있다.
그 변화의 최전선에는 전국 각지에 가맹점을 넓혀가며 e스포츠 프랜차이즈의 지평을 다져온 농심의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 10월 경기도 과천시에 문을 연 '농심 레드포스 PC방 과천점'은 단순한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를 넘어 문화적 결합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모니터, 커플석과 독립된 팀룸까지 갖춰 최적의 게이밍 환경을 선사하지만, 이곳을 찾는 일반인들과 달리 e스포츠 팬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단순한 게임 이용을 넘어, 이스포츠 팬들을 더욱 긴밀하게 결집시키고 구단과 선수를 오프라인에서 온전히 체감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와 서사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비결은 바로 글로벌 이스포츠 에이전시 쉐도우코퍼레이션과의 이색적인 협업에서 비롯된다. 양사의 손잡음으로 과천점 내부에는 소속 선수들의 이름이 마킹된 공식 유니폼이 상시 전시되기 시작했다. 화면 너머로만 만나던 선수의 존재감을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담고 손끝으로 체감하는 순간이다. 비시즌이나 경기가 없는 평일에도 팬들이 찾아와 응원하는 선수의 온기를 느끼고, 같은 팀을 향한 애정을 나누는 교감의 장이 만들어진 셈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양사는 향후 소속 선수들의 개성과 브랜드 가치를 담은 공식 굿즈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판매할 계획도 구상 중이다. 경기장 굿즈숍의 긴 줄을 서지 않고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선수의 상품을 접하고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는 것이다. 선수 계약과 이적 관리 등 전통적인 매니지먼트 영역에 머물던 에이전시의 역할이, 오프라인 팬 커머스라는 새로운 영토로 확장되는 지점이다.

쉐도우코퍼레이션 박재석 대표는 "농심 레드포스 PC방과의 협업을 통해 소속 선수들의 콘텐츠를 팬들에게 더욱 가까이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선수들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경쟁력뿐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앞세운 다른 구단들의 행보와는 또 다른 결에서, 프랜차이즈 체인과 매니지먼트가 손을 잡은 이번 시도는 팬들에게 한 뼘 더 가까운 거리감을 선물한다. 단순한 상업적 수익 창출보다 팬들의 연대와 소통에 방점을 찍고, 경기장을 찾기 어려운 날에도 팬들이 모여 응원의 열기를 나누는 결집의 거점. 이스포츠가 일상의 문화로 깊숙이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팬들의 감성을 두드리는 이러한 오프라인 공간의 진화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발길을 머물게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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