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시즌3 김원훈은 대체불가능한 캐릭터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직장인들’ 시즌3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민 PD와 김원훈, 백현진, 강지영 등이 참석했다.
‘직장인들’은 DY기획의 직원들이 오피스 안팎을 넘나들며 찐웃음과 찐바이브로 더 생생해진 웃음 폭격을 날리는 극사실주의 애드리브 시트콤이다. 공개 전 컨슈머인사이트 ‘OTT K-오리지널’ 조사에서 시청의향률 1위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고, 공개 이후에는 매회 SNS와 숏폼을 중심으로 화제를 이어가며 시즌3만의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직장인들’ 시즌3는 사무실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성수동 팝업 스토어를 비롯해 실제 기업 대표가 함께 한 PT 현장과 시니어 인턴 면접 등 다채로운 에피소드가 더해지며 오피스 코미디의 재미와 공감을 넓혔다. 또한 프로페셔널하고 거침없는 강지영 이사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서로 다른 업무 스타일과 가치관이 맞부딪히며 펼쳐지는 기싸움은 현실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극하는 동시에 기존 멤버들과 새로운 인물이 만들어내는 예측 불가한 케미로 웃음의 폭을 넓혔다.
김원훈은 ‘직장인들’에서 3년 차 주임을 맡아 현실적인 짠내와 치밀한 애드리브로 프로그램 흥행을 이끌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낀 세대 실무자의 절박함과 게스트를 향한 ‘선 넘기’ 공격을 메소드 연기로 소화하면서 ‘직장인들’에서도 압도적인 지분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9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며 모두의 축하를 받은 김원훈. 최근 ‘직장인들’ 에피소드에서 퇴사하고 재입사하는 과정이 그려지면서 이번 수상이 특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겠냐고 묻자 그는 “따로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어제 상을 받았는데 내 바로 앞에 소지섭 씨가 앉아 계셔서 뒤통수만 엄청 쳐다봤다. 뒤통수도 잘생기셨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원훈은 ‘직장인들’ 시리즈의 믿고 맡기는 공격수지만 그만큼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동료들 역시 그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강지영은 “김원훈이 팀의 공격수이다 보니 모두가 화려한 드리블을 기대하는데, 본인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고, 백현진 또한 “옆에서 보면 어마어마하게 힘들 것 같다”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김원훈은 “신선하고 재밌는 애드리브를 하고 싶지만 내 입에서 나오는 것에는 결국 한계가 있더라. 이번 시즌을 하면서 스스로의 한계를 많이 느꼈고, ‘내가 더 많이 공부해야겠구나’ 절감했다”며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가장 진심으로 임하는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인 고민의 시간은 이번 시즌 김원훈의 가장 빛나는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배우 정만식이 게스트로 출연한 에피소드에서 PT 마지막 순서를 맡은 뒤 감정을 폭발시키며 회사를 박차고 나가는 일명 ‘퇴사 신’이 바로 그 장면이었다. 김원훈은 “마지막에 퇴사하는 장면이 들어가야 한다는 큰 틀만 있었을 뿐, 어떤 식으로 감정을 올려서 퇴사해야 하는지는 대본에 전혀 적혀 있지 않았다”며 “화를 낼까, 토라질까 끝까지 고민하다가 현장에서 느껴지는 그 순간의 감정으로 부딪쳐 보자고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원훈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눈빛만으로 읽어낸 백현진이 묵직하게 리액션을 받아주며 판을 깔아줬고, 김원훈은 물 만난 고기처럼 자연스럽게 감정을 터뜨리며 퇴사 서사를 완성했다. 백현진은 “원훈이의 눈을 보니까 이미 그 인물의 상황과 감정이 온전히 나와 있었다”며 혀를 내둘렀고, 김민 PD는 “그 장면을 끊지 않고 원테이크로 쭉 찍었는데, 컷 소리가 나자마자 현장에서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며 당시의 전율을 전했다.

실제로 김원훈은 50~60여 대의 카메라가 돌아가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좀처럼 웃음을 터뜨리지 않는 ‘웃참(웃음 참기)’의 달인이다. 그는 “코미디를 워낙 많이 보고 연구하다 보니 웃음 장벽 자체가 높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가 안 웃어야 보는 사람이 재밌다’는 걸 본능적으로 인지하고 있어서 끝까지 참는다”고 설명했다. 김민 PD 역시 “웃긴 일이 있어도 티 내지 않고 무표정하게 넘기는 김원훈의 모습 자체가 실제 직장인의 디테일 그 자체”라며, “그 철벽같은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건 지예은의 웃음소리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김선영, 노재원, 정상훈 등 쟁쟁한 배우들과 찰떡같은 호흡을 주고받으며 극의 중심을 잡은 김원훈은 향후 함께 하고 싶은 게스트로 하정우와 지드래곤(GD)을 꼽았다. “두 분 모두 코미디를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만약 ‘직장인들’에 나와주신다면 정말 엄청난 케미스트리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 속에 김원훈은 ‘직장인들’ 시리즈의 대체불가능한 캐릭터가 됐다. 웃음을 주기 위해 점심을 굶고, 단 한 줄의 가이드 대사를 기립박수 터지는 명장면으로 탈바꿈시키는 치열함. 김민 PD가 김원훈을 ‘한국의 주성치’라고 부르는 이유다. /elnino8919@osen.co.kr
사진 = 메타 코미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