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백현진이 없었다면 이렇게 풍성한 ‘직장인들’ 시즌3도 기대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직장인들’ 시즌3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민 PD와 김원훈, 백현진, 강지영 등이 참석했다.
‘직장인들’은 DY기획의 직원들이 오피스 안팎을 넘나들며 찐웃음과 찐바이브로 더 생생해진 웃음 폭격을 날리는 극사실주의 애드리브 시트콤이다. 공개 전 컨슈머인사이트 ‘OTT K-오리지널’ 조사에서 시청의향률 1위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고, 공개 이후에는 매회 SNS와 숏폼을 중심으로 화제를 이어가며 시즌3만의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직장인들’ 시즌3는 사무실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성수동 팝업 스토어를 비롯해 실제 기업 대표가 함께 한 PT 현장과 시니어 인턴 면접 등 다채로운 에피소드가 더해지며 오피스 코미디의 재미와 공감을 넓혔다. 또한 프로페셔널하고 거침없는 강지영 이사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서로 다른 업무 스타일과 가치관이 맞부딪히며 펼쳐지는 기싸움은 현실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극하는 동시에 기존 멤버들과 새로운 인물이 만들어내는 예측 불가한 케미로 웃음의 폭을 넓혔다.
백현진은 신동엽 대표의 측근으로 사내에서 막강한 발언권을 행사하며 권위주의적이면서도 어딘가 예술가적 기행이 섞인 독특한 꼰대 상사로 활약하고 있다. 김원훈과의 티키타카를 비롯해 시즌3에서는 사모펀드 출신 강지영 이사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치열하게 기싸움을 펼치며 ‘직장인들’에 새로운 관계성을 부여하고 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시즌 백현진의 가장 큰 무기는 한층 무르익은 이른바 ‘개저씨’ 연기다. 젊은 세대의 유행어를 어설프게 따라 하거나 아슬아슬한 농담을 던지는 모습은 실제 사무실 어딘가에 실존할 법한 리얼함을 자아낸다. 그는 "실제로 ‘직장인들’에서 그런 ‘개저씨’의 면모를 보여주는 건 저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세상 도처에 재미없고 나이 먹은 중년 남성들이 정말 많고 20대 시절부터 그런 분들을 숱하게 보면서 살아왔는데, 어느덧 지금 제가 딱 그 또래가 됐다. 살면서 너무 많이 경험하고 목격한 것들이라 배우로서 꺼내어 표현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에 갈 때부터 아예 배역의 말투로 대화하며 지내는 편이라는 백현진은 “거창한 메소드 연기 같은 개념은 전혀 아니고, 그냥 내 몸과 마음이 그게 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원훈은 “형님은 현장에서 만날 때부터 이미 백 부장에 몰입해 상황극을 시작하신다. 다만 저희 후배들은 피곤해서 잘 안 받아주긴 한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출을 맡은 김민 PD는 김원훈을 치열하게 계산하는 ‘노력하는 천재’로, 백현진을 예측 불가능한 돌발성을 지닌 ‘타고난 천재’로 정의하며 두 사람의 원투펀치를 프로그램의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백현진의 진가는 단순히 본인이 웃음을 유발할 때만 드러나지 않는다. 제작진이 현장에 흩뿌려둔 미세한 단서(환경 스토리텔링)를 귀신같이 포착해 서사로 확장하는가 하면, 후배들의 감정이 폭발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직하게 판을 받쳐주는 역할을 도맡았다. 책상 앞에 놓인 ‘고수 화분’의 시들고 피어나는 상태를 활용한 부분이나 김유정 편에서는 소품용 팜플렛 속에서 단서를 찾아내 즉석에서 ‘사기꾼’ 몰이를 주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백현진이 만든 음악이 ‘직장인들’ 곳곳에 사용됐다는 점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극의 묘한 리듬감과 페이소스를 배가시킨 배경음악 대부분이 백현진의 자작곡이었다는 것.
이처럼 연기부터 음악까지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친 백현진이지만 모든 공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린 제작진에게 돌렸다. 그는‘요리 재료’에 비유하며 “저희 배우들이 현장에서 당장 어떤 요리를 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7명의 작가 분들과 스태프분들이 매번 엄청나게 공을 들여서 최상의 재료들을 준비해 주신다. 저희는 그 재료를 가지고 엉뚱하고 엉망진창인 요리를 만들기도 하고 난장판을 피우기도 한 셈인데, 그렇게 마음껏 놀 수 있도록 완벽한 판을 깔아주신 제작진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
사진 = 두루두루아티스트컴퍼니, 쿠팡플레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