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안세영(24, 삼성생명)이 일본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국내 팬들 앞에서 시즌 11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1일(한국시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안세영은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일본 구마모토에서 열리는 2026 BWF 월드투어 구마모토 마스터스(슈퍼 500) 출전 철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가은(세계 13위)과 심유진(세계 15위)도 해당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대신 안세영은 오는 3일부터 8일까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에서 열리는 코리아 오픈(슈퍼 500)에 출전할 예정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OSEN에 "안세영 선수가 구마모토 마스터스에는 기권한 게 맞다. 하지만 코리아 오픈에는 그대로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안세영의 몸 상태를 고려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다.
안세영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뒤 충분한 휴식 없이 덴마크 오픈과 프랑스 오픈에 연달아 출전했다. 두 대회 모두 정상에 올랐지만 체력적인 부담은 상당했다.
부상 우려도 있었다.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는 오른발을 삐끗하며 아킬레스건 통증을 느꼈고, 프랑스 오픈 결승에서는 오른쪽 무릎과 종아리에 테이핑을 한 채 경기를 치렀다.
안세영도 프랑스 오픈 8강전을 마친 뒤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 몸 상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임하려고 하는데, 많이 힘들기는 하다"고 털어놨다.
프랑스 오픈 우승 이후에는 "휴식을 취하면서 내 회복 루틴을 이어갈 것이다. 그리고 코리아 오픈에 출전할지 더 쉴지 결정할 것"이라며 출전 여부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선택은 국내 대회 출전이었다. 안세영은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른 뒤 일본 대회를 건너뛰며 회복 시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구마모토 마스터스 기권에 따른 제재 가능성도 남아 있다. BWF 규정상 안세영과 같은 정상급 선수들은 슈퍼 500 대회에 시즌 최소 두 차례 출전해야 한다. 안세영은 올해 해당 등급 대회에 아직 참가하지 않았다.
다만 부상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벌금을 면제받을 수 있어 제재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안세영의 코리아 오픈 출전은 국내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이미 준결승과 결승 입장권이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이번 대회에서는 시즌 11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지난해 여자 단식 선수 최초로 한 시즌 11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세운 단식 선수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해는 더 압도적이다. 67경기에서 66승 1패를 기록하며 승률 98.5%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50연승을 질주 중이며 이미 우승 트로피 10개를 수집했다.
코리아 오픈에서 우승한다면 2년 연속 11관왕을 달성하게 된다.
이러한 경기력에 해외 언론의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 매체 '인디아 투데이'는 지난달 31일 "안세영의 경이로운 배드민턴 지배력, 그 비결을 들여다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안세영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분석했다.
매체는 "안세영은 수비적인 10대 유망주에서 배드민턴계의 가장 강력한 선수로 성장했다. 끊임없는 발전과 탁월한 움직임, 놀라운 꾸준함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기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세계 최고의 선수들조차 올림픽 챔피언 안세영을 어떻게 이겨야 할지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랭킹 3위 왕즈이는 지난 8월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안세영에게 패한 뒤 "어떻게 해야 너를 이길 수 있나?"라고 장난 섞인 질문을 던졌다.
왕즈이는 올해 안세영을 꺾은 유일한 선수다.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승리하며 안세영의 37연승을 저지했다. 그러나 이후 안세영은 다시 50연승을 달리며 경쟁자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인디아 투데이는 "안세영은 '평화'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하지만 코트에서는 상대에게 조금도 평화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이어 "도저히 받아낼 수 없을 것 같은 셔틀콕까지 걷어 올린다. 상대를 코트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뛰게 만들면서도 자신은 좀처럼 서두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대 선수들이 체감하는 안세영의 압도적인 경기력도 소개했다.
매체는 "이제는 스코어보드만 봐도 상대 선수가 얼마나 잘 싸웠는지 알 수 있다. 한 게임에서 11점을 얻었다면 선전한 것이고, 15점을 넘겼다면 대단한 성과다. 안세영에게 한 게임이라도 따냈다면 특별한 일이 벌어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인디아 투데이의 비나약 모하나라간 선임 기자는 안세영을 거의 기계와 같은 선수라고 표현했다.
그는 "안세영은 셔틀콕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괴물 같다. 매 순간 어떤 샷을 구사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극찬했다.
과거 여자 배드민턴을 대표했던 타이쯔잉과 카롤리나 마린을 언급하기도 했다.
모하나라간 기자는 "전성기의 타이쯔잉과 카롤리나 마린을 합치면 훌륭한 조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쯔잉은 다양한 기술과 예측하기 어려운 공격을 자랑했던 선수다. 마린은 강한 공격력과 끊임없는 압박을 앞세워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3회 우승을 차지했다.
두 전설적인 선수의 장점을 모두 갖춰야 안세영을 상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인디아 투데이는 "물론 타이쯔잉과 마린을 합친다는 것은 가상의 조합이다. 중요한 것은 그만큼 엄청난 능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안세영을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쉬운 답이 없다"고 전했다.
이번 코리아 오픈에서 안세영과 맞설 주요 경쟁자는 세계랭킹 2위 야마구치 아카네다.

디펜딩 챔피언인 야마구치는 안세영을 상대로 최근 10연패를 기록 중이다. 왕즈이와 천위페이(세계 4위), 한웨(세계 11위)가 코리아 오픈 출전을 철회한 가운데 안세영과 야마구치의 맞대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반면 야마구치는 안세영이 불참하는 구마모토 마스터스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해당 대회에는 왕즈이와 천위페이, 랏차녹 인타논,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 미야자키 도모카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할 예정이다.
안세영은 체력적인 부담과 부상 우려 속에서도 국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이번 코리아 오픈에서 정상에 오른다면 지난해 자신이 세운 단일 시즌 11회 우승 기록과 다시 한번 타이를 이루게 된다. 세계 최고 선수들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안세영이 여수에서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