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른 삼성 라이온즈 투수 양창섭은 기쁨보다 아쉬움이 앞섰다. 실점 없이 첫 등판을 마쳤지만 볼넷 4개를 허용한 게 못내 마음에 걸렸다. 오랫동안 꿈꿔온 무대였기에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8승 2패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하며 데뷔 후 한 시즌 최다승을 거둔 양창섭은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최원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 1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결과는 무실점이었지만 투구 내용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양창섭은 “최대한 감을 잃지 않으려고 캐치볼과 불펜 피칭을 많이 했는데 실전 마운드에서의 감각은 달랐다. 오랜만에 나가서 많이 긴장했다. 몸도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차라리 맞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볼넷을 많이 내준 게 아쉬웠다. 준비를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탠 좌완 이승민에게는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양창섭은 “저는 1차전에서 조금 던졌는데도 힘들었다. (이)승민이가 힘든 역할을 잘해주고 있어 고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부담도 컸을 텐데 후배가 잘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양창섭은 전반기와 후반기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전반기 14경기에서 7승 무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후반기에는 15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40으로 주춤했다.
이에 양창섭은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지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부침을 겪으면서 오히려 더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직 변화에 따른 심리적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고 돌아봤다.
그는 “전반기에는 선발로 나가면서 이닝을 소화하는 게 목표였다. 1~2점을 주더라도 편하게 던지자는 생각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후반기에는 불펜으로 옮기면서 점수를 내주면 안 된다는 부담을 스스로 느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KT를 상대로 3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상대 전적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양창섭은 “KT와 경기할 때 컨디션이 괜찮았을 뿐이다. 평소 하던 대로 준비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태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되면서 양창섭에게도 선발 등판 기회가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 양창섭에게 선발 등판은 또 하나의 꿈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나도 저기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야구를 했다. 선발로 던질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 홈경기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기회가 온다면 자부심을 가지고 내 투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 아쉬움을 남긴 양창섭에게는 만회할 기회가 남아 있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면 이번에는 자신이 준비한 투구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