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무생이 ‘100일의 거짓말’에서 회를 거듭할수록 짙어지는 유필립의 순애보를 밀도 높은 감정 연기로 풀어내고 있다.
이무생은 tvN 20주년 특별기획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에서 조선계 미국인이자 미국 WWP 통신사 소속 경성특파원 유필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유소란(김현주 분)과 위장부부 관계인 유필립은 기자로서 글을 통해 조선의 현실과 일본의 만행을 알리며 독립운동에 힘을 보태는 인물이다. 이무생은 기자로서의 강단과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애틋함을 지닌 유필립의 양면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유필립의 순애보는 유소란과 마주하는 매 순간 더욱 선명해진다. 경성역에서 유소란을 마주하자마자 달려가 끌어안는 모습부터, 총 대신 글을 부탁받고 남편으로서 ‘우리’에 속할 수 없는 현실에 울컥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까지 짙은 감정선을 자랑한다. 부상을 입은 유소란의 선택을 존중하며 안도와 걱정을 애써 누르는 모습에서는 깊은 진심이 드러난다.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태도 역시 그의 사랑을 선명하게 만든다. 김태웅(박진영 분)과의 술자리에서 진심을 묻는 질문에 한순간도 진심이 아니었던 적 없다고 망설임 없이 답하는 장면은 유필립 특유의 애틋한 순애보를 완성했다.
유소란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한 유필립이지만, 독립운동에 선을 긋는 이가경(김유정 분) 앞에서는 권총을 겨누며 단호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반면 김태웅 앞에서는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능청스러운 여유로 위기를 넘기는 등 상대에 따라 완급을 조절하는 온도 차 연기로 유필립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특히 금석중(감우성 분)의 죽음 이후 슬픔을 억누르는 유소란을 차마 위로하지 못하고 문밖에 기대어 눈물을 삼키는 장면은 이무생 특유의 절제된 눈빛과 표정 연기가 돋보인 대목이다. 감정을 쏟아내기보다 눌러 담는 순간 배가되는 여운으로 '멜로 특화 배우'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nyc@osen.co.kr [사진] '100일의 거짓말'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