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결번 레전드가 승리의 문을 열고, 아리엘 후라도가 마운드에서 화답한다. 올가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 특별한 필승 공식이 만들어졌다.
삼성은 지난달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선발 크리스 페덱이 4⅔이닝 5실점으로 흔들린 데다 타선마저 2안타 빈공에 그치며 1-5로 패했던 삼성은 하루 만에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반격의 출발을 알린 인물은 삼성 투수 최초로 영구결번의 영예를 안은 '끝판대장' 오승환이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 시구자로 나선 그는 경기 전 선수단의 밝은 표정을 떠올리며 승리를 확신했다.



오승환은 "어제는 안타 2개밖에 치지 못하고 졌지만 오늘 오전 선수들의 얼굴을 보니 다들 밝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래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구결번 레전드의 기대에 선수들은 승리를 선사했다. 선발 후라도가 6⅔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마운드를 지켰고, 르윈 디아즈와 최형우는 나란히 투런 아치를 그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삼성은 8-3 승리로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고, 이후 5차전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2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그리고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익숙한 장면이 다시 펼쳐졌다.
이번에는 '국민타자' 이승엽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 코치가 시구자로 나섰다. 삼성의 영구결번 레전드가 다시 한번 가을야구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이승엽 전 코치는 시구를 마친 뒤 삼성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후배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그는 "강민호 선수에게 시구가 끝나고 응원했다. 라이온즈는 역사적으로 1990년대까지 빛을 보지 못한 팀이었고 만년 2위였다. 2000년대 들어 우승하며 왕조의 자리에 올랐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런 시기를 겪고 침체기도 있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박진만 감독이 팀을 잘 운영하고 있다. 라팍으로 옮긴 뒤 이렇게 선전하는 모습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팀이 단단해지는 것을 보고 있다. 박진만 감독이 아주 좋은 팀으로 발전시키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에도 마운드에는 후라도가 있었다. 한국시리즈 첫 선발 등판에 나선 그는 7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눈부신 투구로 KT 타선을 잠재웠다. 사사구 없이 삼진 6개를 솎아내며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타선도 힘을 보탰다. 삼성은 KT를 5-1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수원 원정 2연전을 1승 1패로 마친 뒤 안방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는 오승환, 한국시리즈 3차전에는 이승엽. 삼성의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영구결번 레전드가 시구자로 나선 날, 후라도는 어김없이 승리의 중심에 섰다.
레전드가 마운드에서 첫 공을 던지고, 후라도가 승리의 퍼즐을 맞춘 두 번의 가을밤. 삼성의 12년 만의 정상 탈환 도전에 특별한 이야기가 하나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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