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영웅이 지켜보고 있었다” 부상 잊고 내달린 구자욱, 이승엽도 감탄한 진정한 리더의 품격 [KS3]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6.11.07 00: 10

몸은 성치 않았지만 승리를 향한 의지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상적인 주루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온 힘을 다해 달렸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리더의 품격을 보여줬다.
지난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구자욱은 2-1로 앞선 2회말 2사 1, 3루에서 KT 선발 소형준의 3구째 컷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장타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2볼에서 노린 공을 놓치지 않았다.
타구가 외야 깊숙한 곳으로 향하자 구자욱은 주저 없이 내달렸다. 부상 여파로 평소처럼 속도를 낼 수 없었지만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기 위해 힘을 쏟았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았고 구자욱은 3루에 안착한 뒤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KT와 삼성이 1,2차전에서 1승씩 나눠 가진 가운데, 3차전에서는 삼성의 후라도와 KT의 소형준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2회말 2사 1, 3루 상황 삼성 구자욱이 달아나는 2타점 3루타를 날리고 3루에 안착해 이종욱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2026.11.06 / dreamer@osen.co.kr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진행됐다.KT와 삼성이 1,2차전에서 1승씩 나눠 가진 가운데, 3차전에서는 삼성 후라도와 KT 소형준의 선발 맞대결이다.2회말 1사 1,3루 삼성 구자욱이 2타점 적시 3루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2026.11.06 / soul1014@osen.co.kr
구자욱의 투혼이 담긴 2타점 3루타로 승기를 잡은 삼성은 KT를 5-1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나선 구자욱은 철저한 준비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리한 볼카운트였지만 고민이 됐다. 좋은 공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타임을 요청하고 생각을 가다듬었다"면서 "어젯밤부터 소형준 선수의 공을 고민하고 연구했다. 1, 2차전에서 몸쪽 커터나 몸쪽 공에 범타로 물러났는데 그 공이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전력분석팀과 타격 파트에서도 조언을 해주신 덕분에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3루에 도착한 뒤 터뜨린 포효에도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자신을 향한 환호보다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팬들의 함성이 듣고 싶었다.
구자욱은 "팬분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함성을 듣고 싶었다. 분위기를 더 끌어올리고 싶었다"며 "제가 포효하니까 팬분들도 더 크게 응원해 주셨다. 그 순간 정말 뭉클하고 감동적이었다"고 돌아봤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KT와 삼성이 1,2차전에서 1승씩 나눠 가진 가운데, 3차전에서는 삼성의 후라도와 KT의 소형준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2회말 2사 1, 3루 상황 삼성 구자욱이 달아나는 2타점 3루타를 날리고 3루에 안착해 이종욱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2026.11.06 / dreamer@osen.co.kr
부상만 아니었다면 그라운드 홈런까지 노려볼 만한 타구였다. 하지만 구자욱은 "뛰는 순간에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라운드 홈런을 쳐본 적도 없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홈까지 들어갈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이날 시구자로 나선 삼성의 영구결번 레전드 이승엽 전 두산 베어스 감독도 구자욱의 성장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이승엽 전 감독은 "구자욱이 진정한 라이온즈의 리더가 된 것 같다. 두산에 있을 때도 느꼈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다. 저와 함께 뛰었을 때는 부족한 부분도 많았는데 지금은 팀을 이끌어가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리더가 됐다"고 흐뭇해했다.
구자욱에게 이승엽은 단순한 대선배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동경했던 영웅이자 지금도 변함없이 존경하는 존재다.
그는 "2차전 때 오셨는데 멀리서 눈인사만 나눴다. 경기가 끝나고 연락을 드렸더니 꼭 우승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오늘도 시구를 하셨고 파이팅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KT와 삼성이 1,2차전에서 1승씩 나눠 가진 가운데, 3차전에서는 삼성의 후라도와 KT의 소형준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 레전드 이승엽 전 감독이 시구자로 나서 공을 던진 뒤 모자를 벗어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6.11.06 / dreamer@osen.co.kr
이어 "경기에 들어가면서도 이승엽 선배님이 보고 계신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어릴 적 제 마음속 영웅이셨고 지금도 정말 존경하는 분이다. 그런 말씀을 해주시니 영광스럽지만 저는 아직 한참 부족하다. 앞으로도 늘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배우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구자욱의 부상 투혼에 동료들도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정작 구자욱은 자신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며 공을 선수단 전체에 돌렸다.
그는 "저도 너무 기뻤다. 동료들이 뭉클해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모든 선수가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이승민 선수도 매 경기 마운드에 오르는데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감동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게 우리 팀워크라고 생각한다.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서로 격려하고 응원한다. 그런 마음이 모였기에 오늘도 승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KT와 삼성이 1,2차전에서 1승씩 나눠 가진 가운데, 3차전에서는 삼성의 후라도와 KT의 소형준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2회말 2사 1, 3루 상황 삼성 구자욱이 달아나는 2타점 3루타를 날리고 주루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2026.11.06 / dreamer@osen.co.kr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 이후 내리 2연승을 거둔 원동력 역시 선수단의 강한 결속력에서 찾았다.
구자욱은 "우리는 오늘 하루만 바라보고 여기까지 온 팀이 아니다. 스프링캠프부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첫 경기를 졌다고 포기할 수 없었던 것도 그동안 함께 쌓아온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의지가 2차전과 3차전 승리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7일 열리는 4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슈퍼 루키' 장찬희에게도 든든한 응원을 보냈다.
그는 "잘 던지고 멘털도 좋은 선수다. 준비도 철저하게 한다. 뒤에 있는 동료들을 믿고 자신 있게 던졌으면 좋겠다"며 "장찬희를 모든 선수가 믿고 있다. 우리도 끝까지 힘을 보탤 테니 준비한 대로만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진행됐다.KT와 삼성이 1,2차전에서 1승씩 나눠 가진 가운데, 3차전에서는 삼성 후라도와 KT 소형준의 선발 맞대결이다.5회초 KT 장준원의 외야플라이를 삼성 최형우 좌익수가 잡아내고 있다.   2026.11.06 / soul1014@osen.co.kr
좌익수로 나서고 있는 베테랑 최형우를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구자욱은 "정말 여유 있게 잘하고 계신다. 원래 수비를 못하는 선수가 아니다. 타구 판단도 좋고 안정감 있게 해주신다"고 엄지를 세웠다.
이어 최형우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평소에는 저한테 '네가 뭐 한 게 있냐'고 하시는데 오늘은 잘했다고 해주셨다. 가을야구에서 처음으로 그런 칭찬을 들은 것 같다"고 웃었다.
부상에도 온 힘을 다해 3루까지 달린 구자욱. 그가 보여준 투혼은 단순한 2타점 이상의 울림을 남겼다. 동료들의 헌신에 감동하고, 후배에게 믿음을 보내며, 선배를 향한 존경을 잃지 않는 주장. 이승엽이 말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 바로 그 안에 있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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